[현장리포트] 경기장에 못 들어간 건 표가 없어서가 아니다

스포탈코리아 제공   |  2018.10.17 19:13

[스포탈코리아=천안] 홍의택 기자= 아이돌 콘서트 못지않았던 예매 대란. 이들 모두가 축구만 바라본 순수 팬은 아니었다.

지난 1일 오후 2시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10월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명단을 공개한 동시에 인터파크 예매를 시작했다. KEB하나은행 측에 제공한 소량 외 대부분을 풀었다. 예매 사이트 서버가 폭발했고, 수차례 접속에도 끝내 놓친 팬들이 있었다.

이들을 더욱 화나게 한 건 몇 시간 뒤부터 등장한 암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축구협회는 웃돈을 얹은 명백한 되팔기에 곧장 칼을 빼 들었다. '강제 폐기', '구매 취소'란 강수로 위법 행위를 막아서려 했다.

천안 표도 일찌감치 동났다. 서울월드컵경기장보다는 접근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 경기 다음 날이 평일이란 점 등을 감안했어도 인기는 대단했다. 더욱이 관중석이 26,000여 석이라 경쟁도 치열했다.




현장 분위기는 어땠을까. 경기장 일대는 경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팬들로 붐볐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입장 행렬은 길어졌다. 응원용품 하나씩 사 들고 가려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몇몇 노점상은 "오늘은 암표를 파는 사람들이 잘 안 보인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매표소 근처는 아니었다. 가죽점퍼 차림,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이들이 여럿이었다. 제자리에서 두리번거리자, 이내 귓속말로 "표 구하냐"며 접근해 왔다. 10여 분 서 있는 동안에도 다섯 명이나 거쳐 갔다.

암표상 A씨는 "어떤 표인지 볼 수 있을까"란 요구에 여러 장을 직접 보여줬다. "말만 하라. 종류별로 다 있다. 돈 더 안 받고 정가로 주겠다"란 답이 돌아왔다. 표에는 '인터파크 예매분'이란 문구와 함께 실명 및 휴대폰 번호(일부 ***처리)가 담겨 있었다. 실제 특정 명의로 예매한 표였다.

구매 제의를 몇 차례나 거절하자,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어 다음 고객(?)과는 아예 저 멀리로 이동했다. 활개를 치던 이들이 이내 단속을 의식했고, 대형 트럭 뒤로 이동해 은밀한 거래를 끝내곤 했다. 암표를 구한 B씨는 "어쩔 수 없이 샀다. 예매하려다 실패했는데, 이렇게 표가 있더라"라고 털어놨다. 나무 뒤에서 표를 건네받고 온 C씨는 "매진이라는 기사 보고 안 오려다 왔는데 잘 됐다"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누군가는 아예 현장을 찾질 못했다. 경기장까지 가서도 방법이 없어 돌아선 누군가도 있었다. 그런데 표는 분명 존재했다.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또 다른 누군가의 손에 버젓이 들려 있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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