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프로샷 따라하기는 득(得) 아닌 독(毒)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2018.10.29 08:46
필 미켈슨. /AFPBBNews=뉴스1
“행복한 가정은 모두가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다르다.” 러시아 문호(文豪)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의 첫 문장입니다. 그런데 골프 샷에 비유해도 딱 들어맞아 신기할 정도입니다.

“프로의 동작은 모두가 엇비슷하고, 아마추어의 동작은 제각기 다르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어마어마한 연습량의 차이에서 기인된 것이지만, 아마추어의 한계는 어쩔 수 없는 상황입니다.

프로의 간결하고 파워풀한 샷이 멋있다고 무작정 따라 해서는 안 됩니다. 요즘도 지인들 중 방송, 인터넷, 전문잡지 등에서 본 정상급 프로들의 동작을 흉내내려고 하는 이들이 더러 있는데, 매우 안타깝습니다. ‘1만 번의 법칙’에 견주어 프로들이 1만 번의 스윙으로 동작 하나 하나를 만들었다면 아마추어도 거의 1만 번에 가까운 연습 스윙을 해야 ‘준 프로’가 될수 있습니다. 물론 끈질긴 탐구나 궁리는 좋으나 노력 없이 성과를 낸다는 건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을 연상하게 합니다.

2016년 골프 명예의 전당 헌액(사상 최연소), 리우올림픽 금메달 등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 비거리가 짧아도 정확성을 보장하는 자신의 체형에 맞는 스윙법 개발은 무려 3년의 노력 끝에 이뤄졌습니다. 그러므로 최근 우승한 선수, 골프 채널에 소개된 프로의 스윙을 유행처럼 좇느니 한 번이라도 빈 스윙을 더하는 게 실전에 도움이 됩니다.

1980년대 골프 붐이 서서히 일기 시작할 무렵, 전국 각 일간지는 골프 독자들의 요청에 맞춰 너도 나도 골프 전문가들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그 때는 칼럼들이 굉장한 기술을 전수하는 것 같아 보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속 빈 강정’이었습니다. 이론적인 가르침은 동작 습득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야구의 커브볼 구사를 기사나 칼럼으로 익힐 수 있습니까. 수영의 배영(背泳) 동작을 이미지로만 습득할 수 있을까요. 눈으로만 익힌 기술을 실전에 어설프게 적용하려 하지 말고 반드시 연습장에서 테스트를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얼마 전 모 보험회사의 PR 잡지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어느 골프 전문가가 칼럼을 통해 필 미켈슨(미국)의 ‘플롭 샷’ 동작을 소개했는데, 이걸 읽고 플롭 샷을 웬만큼 이해할 골퍼가 몇 명이나 될까요. 우선, 미켈슨 같은 왼손잡이는 아마추어 골퍼 몇 백 명에 한두 명입니다. 게다가 생소한 플롭 샷에 관심이 있거나 이를 배우려고 드는 이는 더욱 희소할 것이니 ‘미켈슨의 플롭샷 소개’는 그야말로 ‘소귀에 경(經)읽기’입니다.

이런 매우 특이한 사례보다, 요즘 떠오르는 스타인 김아림(23)이 강조하는 “스윙 스피드를 늘리는 것보다 정확하게 밀어쳐 볼끝을 묵직하게 만들어라”는 장타 비결을 소개하는 게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을까요. 11월 중하순 납회 때까지는 고수들의 동작에 현혹되지 말고 자신의 샷에 집중합시다.
김수인 골프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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