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던 50대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20대.."만취해 기억 안나"

이슈팀 이원희 기자  |  2018.11.01 13:41
경남 거제시에서 20대 남성이 아무런 이유 없이 폐지를 줍던 50대 여성을 30여분 동안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 사진=뉴스1


경남 거제시에서 20대 남성이 아무런 이유 없이 폐지를 줍던 50대 여성을 30여분 동안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뉴스1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31일 이 남성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피의자가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사람이 죽으면 목이 어떻게' 등을 검색했다는 이유를 들어 살인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약자를 골라 살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통영지청과 경남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박모씨(20)는 지난 4일 새벽 2시36분께 경남 거제시에 있는 한 선착장 인근 주차장 앞 길가에서 쓰레기를 줍던 A씨(58·여)의 머리와 얼굴을 수십 차례에 걸쳐 폭행한 후 숨져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 도로 한가운데로 끌고 가 하의를 모두 벗긴 뒤 유기하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장면은 현장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박씨는 A씨가 '살려달라'고 빌었으나 머리채를 잡고 무릎과 발로 얼굴과 머리를 수십 차례 때리고 도로 연석에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다시 일으켜 주먹으로 폭행했다. 이같은 행동이 30분 동안이나 반복됐다.

지나가던 행인 3명이 말리자 박씨는 "내가 경찰이다. 꺼져라"면서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A씨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자 박씨는 A씨를 도로 한가운데로 던진 뒤 하의를 모두 벗기고 달아났다.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장소 인근에서 박씨를 검거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5시간30분 뒤인 오전 8시19분쯤 뇌출혈과 다발성 골절 등으로 숨졌다.

A씨는 키가 132cm, 체중 31kg에 불과할 정도로 왜소한 체격이었다. 또 A씨는 남편을 일찍 떠나보내고 슬하에 자녀도 없이 홀로 폐지를 줍는 일로 생계를 꾸려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씨는 180cm가 넘는 건장한 체격이었다. 또 고등학교 때 학교폭력 가해자였고, 평소 군입대 스트레스를 이유로 술에 의존했다. 박씨는 술만 먹으면 지인들을 폭행하는 습관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이번 범행 뒤에도 "술에 취해 기억에 나지 않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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