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워'로 美진출→'알리타'까지..김기범 CG감독의 도전[★FULL인터뷰]

강민경 기자  |  2019.01.08 10:31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의 김기범 CG 감독 /사진제공=이십세기 폭스코리아

12년 전 호평과 혹평이 엇갈렸던 영화 '디 워'로 조명, CG 등 작업에 첫발을 내딛은 한 남자가 있다. 그는 드림웍스, 워너 브라더스, 마블 스튜디오 등을 거쳐 스튜디오 웨타 디지털에 입사해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을 만들었다. '도전'과 '혁명'이라고 강조한 영화가 탄생하기까지 그의 노력도 빛났다. 바로 김기범(41) CG 감독의 얘기다.

김기범 CG 감독은 지난 2006년 ILM(인더스트리얼 라이트&매직)에 근무하며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트랜스포머3', '아이언맨3', '퍼시픽 림'에 참여했다. 이어 2016년 웨타 디지털에 입사해 첫 프로젝트로 '혹성탈출: 종의전쟁'을 맡았다. 이어 오는 2월 개봉 예정인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감독 로버트 로드리게즈)'에서 CG를 총괄했다.

'알리타: 배틀 엔젤(이하 '알리타')'는 서기 26세기 모두가 갈망하는 공중도시와 그들을 위해 존재하는 공중도시로 나뉜 세상을 배경으로, 기억을 잃은 사이보그 소녀 알리타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김기범 CG 감독은 "'디워' 때 안 되는 걸 되게 했었다. 그때 심형래 감독님과 유쾌하게 일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업계 경력은 18년 정도 되는 것 같다. 프로젝트 하나 끝나면 한 살씩 나이가 든다. 몇 번 반복하니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영화 '알리타: 배틀엔젤' 스틸컷 /사진제공=이십세기 폭스코리아

'알리타'는 일본만화 '총몽'이 원작이다. 원작에 반한 '아바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오랜 준비 끝에 제작을 맡고 '씬 시티'의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연출해 화제를 모았다. 특수효과는 웨타 디지털이 담당했다.

김기범 CG 감독은 '아바타' 감독이자 '알리타'의 제작자 제임스 카메론에 대해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전반적인 코멘트를 했다"며 "작업자로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에게 코멘트를 받는다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 자신의 판단이 맞다고 증명한 사람의 의견을 계속 들을 수 있다는 게 행운이고, 그런 상황을 즐기게 됐다"고 밝혔다.

또 그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알리타'의 어색함을 지적할 때가 있었다. 저희도 (어색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나중에 수정하고 나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위대함을 느낄 때가 많았다. 원하는 방향 등 완성을 하고 나면 그때 위대함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래서 '이유가 있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또 처음에 고집스럽고 주장이 강했지만, 결과가 나왔을 때 최선에 가까운 선택이었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았다"고 전했다.

김기범 CG 감독은 '알리타'에 대해 "도전적이었다. 전체 스토리를 이끌어갈 배우를 만들어내는데 대화할 때 어색하다든지, 표정이라든지, 하나의 문제가 있으면 관객들의 몰입이 어느 순간 깨져버린다"고 밝혔다. 이어 "일관성을 유지하고 방대한 데이터를 문제없이 클라이언트에 보여주고, 수정하고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힘들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 '알리타:배틀 엔젤'의 김기범 CG 감독 /사진제공=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그는 "다른 회사에서 일해 보고, 다른 얘기를 듣고 난 뒤 웨타 디지털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이렇게 꼭 해야하나' 싶은 순간이 많았다. 그러나 나중에는 확실히 퀄리티가 있고, 보람도 느꼈다. '타협하지 않는다'라는 여기 문화에 습관화가 되지 않았었다. 다른 회사들도 각자의 방식이 있지만, 웨타 디지털에서는 고집스러움이 있다. 그게 문화고 일상이었다. 이제는 그 문화에 익숙해졌다"고 했다.

김기범 CG 감독에 따르면 '알리타' 속의 사람에 대한 작업이 특히 어려웠다. 이에 대해 김기범 CG 감독은 "저희 모델링은 사람을 디테일하게 만드는 것이 어려운 게 아니었다. 사람을 모델링하고 난 뒤 실제로 움직임이 들어갔을 때 어색함을 느끼는 확률이 높다. 이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사람이 태어난 뒤 지금까지 봐왔던 사람들이 특정 패턴에서 벗어나는 행동이 나오면 본능적으로 어색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매일 보는 사람을 CG로 구현하는 것은 움직임이 들어갔을 때 '어느 누구에게 사람의 표정을 가지고 있다'고 믿게 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구현하기 위해 떨림, 디테일 등을 모두 캡처하고 실제 배우가 가지고 있는 해부학적인 구조에 대입해서 작업했다"고 밝혔다. 이어 "'알리타' 후반에는 CG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 놀라기도 한다. 알리타(로사 살라자르 분)의 눈을 클로즈업 하는 장면에서는 실제로 작업을 한 게 아니다. 눈치 못 챌 정도로 다른 작업자들이 실사 촬영인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기범 CG 감독은 지난 2009년 개봉한 영화 '아바타' 이후 CG 기술이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정 신에서 머리카락 한 가닥 한 가닥을 시뮬레이션 했다. 예전에는 머리에서 중요한 움직임만 시뮬레이션을 했었다. 그러나 '알리타' 속 눈과 같은 구조는 '반지의 제왕' 이후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320배가 늘어났다. 혁명적이라 불리는 '아바타' 프로젝트로 많은 기술이 개발됐다. 그 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이게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알리타: 배틀 엔젤'의 김기범 CG 감독 /사진제공=이십세기 폭스코리아

김기범 CG 감독은 "'디워'를 작업할 때 라이팅 부서에 저와 제 팀원 한 명이었다. 그런데 '알리타'는 라이팅 팀에만 100여 명의 인원이 있었다. 그 중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자가 많고, 기술적으로도 재능이 있는 작업자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에 대해 놀라워했다. 그는 "'신과 함께' CG 감독님이 저의 첫 회사 팀장님이셨다. 제가 평을 하기 곤란하지만, 평가 받는 입장에서는 예산 차이에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신과 함께' 역시 큰 프로젝트인데 예산이 ('알리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인들은 대단하다. (정해진) 예산으로 '이 정도의 퀄리티를 완성해냈다'는 것은 한국인이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같은 예산으로 할리우드에 맡긴다면 불가능이다. 한국에서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을 하면서 초반에는 잘해줬고, 스케줄도 널널한 편이어서 좋았다. 한국 스타일대로 일을 해서 쉽게 인정을 받게 됐다. 그 다음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눈치있게 행동해야 하는 게 일반적인데 외국에서는 그런 눈치 있는 행동을 바라면 안된다. 그래서 일을 할 때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기도 했다. 문화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잘못한 걸 많이 깨달았다. 신경을 쓴 뒤부터는 수월해지는 것 같다. 처음에 (해외로) 나가게 되면 대우에 만족한다. 그 이상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차이라든지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해외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좋은 기회이고, 다양한 작업자라든지 재능있는 작업자를 만나면서 발전하기 좋은 장소다"라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기범 CG 감독은 "예전에 만들어내지 못한 것을 시도할 수 있다. 블록버스터나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들은 대자본의 그룹이나 제작사들만이 제작을 했었다. 이제 기술의 발달로 제작하기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 벽이 허물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웨타 디지털은 그 벽을 뛰어 넘기 위해 또 격차를 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깜짝 놀라거나 매료될 수 있는 영상이나 게임 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고 앞으로 과속화 될 것 같다"며 미래 CG 기술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베스트클릭

  1. 1방탄소년단 지민 '특급전사' 됐다! 조기진급까지 '최정예 군인'
  2. 2미녀 치어리더, 아찔 '수영복 세 컷'... 베이글 매력 발산
  3. 3"유명 운동선수 전 남편, 외도+15억 빚+양육비 미지급" 역대급 분노[물어보살][★밤TView]
  4. 4지연·황재균 '이혼 시그널', 이미 신혼 때부터..성지글 터졌다 [종합]
  5. 5'Happy Jimin Day♥' 방탄소년단 지민 생일 기념 서울→부산·연천 팬 이벤트 '풍성'
  6. 6방탄소년단 진, 아이돌픽 '9월의 베스트 아이돌' 선정..2개월 연속 1위
  7. 7막내 스태프 '훽' 외면한 새신랑 조세호..'1박 2일', 비매너 논란에 '영상 삭제' [종합]
  8. 8"눈부시게 빛났다" 다르빗슈 클래스, '1조 3813억 듀오' 오타니-야마모토 앞 제대로 증명했다
  9. 9'골도 넣었는데' 김민재 또 혹평! '고작 평점 4' 도대체 왜... '대량 실점'→프랑크푸르트전 무승부
  10. 10'쾅쾅쾅쾅쾅!' 홈런 공장 SD에 다저스 침몰, 오타니 4타수 무안타-베츠 6G 연속 침묵... 시리즈 1승 1패 원점 [LAD NLDS2 리뷰]

핫이슈

더보기

기획/연재

더보기

스타뉴스 단독

더보기

포토 슬라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