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피칭 뒤 포수 감동시킨 맥과이어,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캠프 현장]

오키나와(일본)=김동영 기자  |  2019.02.19 15:09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 /사진=김동영 기자

19일 삼성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 삼성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30)는 비로 인해 연습경기가 취소되면서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3이닝을 가정해 힘 있는 공을 뿌렸다. 맥과이어 스스로도 만족감을 표했다. 더불어 동료들에 대한 예의도 확실히 보여줘 주위를 감탄시켰다.

맥과이어는 이날 원래대로라면 불펜이 아니라 경기에서 던져야 했다. 일본 니혼햄 파이터즈와 연습경기에서 두 번째 투수로 2이닝 소화가 예정되어 있었다.

하지만 비가 문제가 됐다. 경기 시작 전부터 강한 바람이 불었고, 경기 돌입 후에는 비가 거세졌다. 결국 1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경기가 취소됐다. 이에 맥과이어는 불펜으로 이동해 공을 뿌렸다.

맥과이어는 30구 정도 던지며 몸을 풀었고, 이후 15개씩 3세트의 피칭을 펼쳤다. 속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4가지 구종을 선보였다. 속구는 힘이 있었고, 커브와 슬라이더 역시 날카로웠다. 현장 평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투구 후 맥과이어는 "타자를 상대했으면 좋았을 뻔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야구는 언제나 변수가 있다. 오늘 불펜 피칭은 좋았다. 속구와 커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3이닝을 가정해 던졌다"라고 설명했다.

커브가 날카로워 보였다는 말에는 "나는 4개 구종에 모두 자신이 있다. 내 장점이기도 하다. 4개 구종을 모두 스트라이크로 던지고자 한다. 오늘은 체인지업이 조금 좋지는 않았는데, 어차피 늘 좋은 수는 없다"라고 짚었다.

한국 야구에 대해서는 "야구는 다 똑같은 야구다. 큰 차이는 없다. 빨리 던지고 싶다. 기대가 된다. 캐치볼, 러닝, 필드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 등 스케줄에 따라 하고 있다. 팀 동료들과 친해지고, KBO에서 오래 할 수 있을지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시절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지명되기 위해 노력했고, 그렇게 됐다. 메이저리그 승격을 다음 목표로 잡았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이제 KBO 리그에서 내 인생의 또 다른 장을 열고자 한다. 빨리 삼성 팬들 앞에서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맥과이어는 이날 인상적인 모습을 하나 연출했다. 불펜투구를 마친 후 자신의 공을 받아준 포수 김민수, 이병헌에게 다가가 모자를 벗고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외국인 선수로는 보기 드문 일이었다.

사소한 행동이지만, 지켜보고 있던 모든 이들을 감탄케 한 장면이었다. 이에 대해 맥과이어는 "나는 일개 투수일 뿐"이라며 "포수들은 항상 어려운 일들을 해주고, 투수를 빛나게 해준다. 그래서 감사함을 표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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