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MMORPG가 통한다고?
그간 일본 모바일 시장은 국내 게임사에게 ‘가까우면서도 먼’ 존재였다. 물리적인 거리는 가깝지만 현지 이용자는 물론 시장 성향이 국내와 판이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본 시장에 진입하려면 강력한 IP를 활용하거나 철저한 현지화를 거쳐야 한다는 게 중론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게임 중에서는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받는 타이틀이 많지 않다. 대표적인 타이틀은 ‘세븐나이츠’와 ‘킹스레이드’, 그리고 ‘브라운더스트’ 정도다. 주목할 점은 세 타이틀 모두 수집형 RPG 장르라는 것이다.
국내 주류 장르인 MMORPG 중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둔 작품이 없었다. IP 인지도와 현지식 마케팅으로 도전장을 냈던 ‘리니지 2 레볼루션’은 현재 차트 중위권에 머물러 있고, 오랜 현지화를 거쳐 일본 시장에 진출한 ‘액스’ 역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당시 게임빌에서 출시한 ‘탈리온’이 일본 출시 후 양대 마켓 매출 10위권에 반짝 진입하며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토양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최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일본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0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5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증명했다.
틈새시장 노리는 게임사들
중국 시장의 약진으로 잠시 주춤했던 국내 게임사의 ‘일본행’도 차츰 늘어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월부터 현지 법인을 통해 ‘리니지M’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리니지M’은 원작인 PC ‘리니지’를 고스란히 옮긴 모바일게임으로, 지난 2017년 국내 출시 이래 꾸준히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지키고 있다.
위메이드는 지난 2월 21일부터 ‘이카루스 M’ 일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지 유명 성우를 기용해 게임 보이스를 더빙하고 트위터 방송을 진행하는 등 현지에 최적화된 마케팅을 앞세워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물론, 여전히 MMORPG는 일본 모바일 시장의 주류가 아니다. 일본 모바일게임 업계 관계자는 “‘검은사막 모바일’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전체 차트를 살펴보면 MMORPG의 비중이 낮은 편이다. 특별히 MMORPG 장르가 두드러지게 약진하는 상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전체적인 시장 규모가 한국에 비해 크기 때문에 니치 마켓, 이른바 틈새시장을 노리는 게임사의 움직임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8년부터 일본 모바일게임 이용자 인구가 상승 추세에 있고, 대부분 이용자가 유료 콘텐츠에 대한 심리적 결제 저지선이 낮은 편이기에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의 잇따른 노크가 ‘MMORPG 불모지’로 여겨졌던 일본 모바일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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