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인터뷰를 위해 선수의 이름을 부르자 이강인은 "네"라는 대답만 짧게 한 뒤 황급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인터뷰를 거절한다기보다는 대표팀 막내로서 빨리 이동해야 한다는 마음이 커 보였다.
끝내 무산된 데뷔전. 한국 축구 유망주 이강인의 생애 첫 A대표팀 소집은 그렇게 끝이 났다.
파울루 벤투(50)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 손흥민(27·토트넘)과 이재성(27·홀슈타인 킬)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하지만 이강인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날 총 6장의 교체카드를 쓸 수 있었으나 벤투 감독은 3장만 사용했다. 지난 22일 볼리비아와 평가전에서도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들어있었으나 출장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기다림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대표팀 주장 손흥민의 말처럼 그는 이제 첫 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벤투 감독의 구상에도 이강인이 빠진 것이 아니다. 콜롬비아전을 마치고 벤투 감독은 이강인에 대해 "젊은 선수들을 계속해서 관찰할 예정"이라며 "이번 소집 훈련을 통해 젊은 선수들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속팀에서 활약도 계속 체크하겠다. 이번 소집을 통해 대표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파악할 수 있었다. 그들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달 이강인의 플레이를 점검하기 위해 스페인에 있는 발렌시아 경기장을 찾기도 했다. 이강인은 올해 소속팀 발렌시아에서 1군에 데뷔해 큰 주목을 받았다. 발렌시아 역대 최연소 외국인선수 1군 데뷔, 한국 축구 역대 최연소 유럽 빅리그 데뷔 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대표팀에서도 발렌시아에서도 큰 기대와 관심을 받는 이강인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다음 평가전은 오는 6월 열린다.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이다. 부담 없이 이강인의 기량을 점검할 수 있는 기회다. 그 때 이강인이 꿈에 그리는 데뷔전을 가질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