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과 유머’ 강성훈이 주는 교훈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2019.05.20 07:00
강성훈. /AFPBBNews=뉴스1
골프만큼 기복이 심한 경기가 있을까요. 아마추어들의 스코어는 흔히 고무줄이라고 합니다. 라운드마다 성적이 들쑥날숙하니까요. 지난주 80타를 쳐도 이번주에 90타로 부진할수 있는 게 골프입니다.

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코스를 나흘 돌아도 매번 몇 타씩 차이 나는 선수가 많습니다. LPGA 역사상 최초의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커리어 그랜드슬램+올림픽 금메달)’을 달성한 박인비(31)는 지난 6일 끝난 LPGA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1, 2라운드 70, 69타를 치며 공동 2위까지 올랐으나 3라운드에서는 아마추어 싱글 수준인 80타를 쳐 중위권으로 내려앉았습니다.

한때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랐던 호주의 최강자 아담 스콧(39)은 지난 17일 오픈된 PGA 챔피언십에서 첫날 71타에 이어 2라운드에서는 64타로 선두권으로 뛰어 올랐으나 3라운드에서는 다시 72타로 무너져 10위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들이 꾸준한 스코어를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컨디션 조절 실패에 있습니다. 연습 부족에 전날 과음, 거기에다 수면부족에 라운드 당일 장거리 운전이 겹치면 자신의 핸디캡을 지키기가 힘든 법입니다.

지난 13일 끝난 PGA 투어 AT&T 바이런 넬슨에서 158전 159기 끝에 우승을 차지한 강성훈(32). 그는 2011년 프로 데뷔 후 첫 우승의 부담을 어떻게 떨쳐내고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을까요. 캐디와 호흡을 맞춘 작전의 승리였습니다.

최종 라운드는 3라운드 잔여경기까지 포함, 27홀을 돌아야 하므로 체력싸움이었습니다. 강성훈과 캐디는 체력이 최대의 변수라 여기고 집중할 때는 집중하고, 편안하게 할 때는 편안히 하는 ‘강약 작전’을 효과적으로 펼친 끝에 3타 차 선두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강성훈은 “에너지를 아낀 것이 집중력을 잃지 않은 요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강성훈은 또 캐디에게 라운드 중간 중간 우스갯소리를 자주해 달라고 부탁, 웃음띤 여유로움으로 긴장을 씻어냈다고 합니다.

아마추어가 강성훈에게 배울 게 바로 체력 아끼기와 유머입니다. ‘조폭 스킨스’를 해본 이들은 다 아시지만 승부는 16, 17, 18번 3개 홀에서, 특히 최종 홀에서 결정지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러면 전반은 연습 라운드라 여기고 편안히 플레이해야죠,

어떤 이를 보면 예쁜 화단과 화창한 하늘 한 번 안보고 스윙에만 과도하게 집착하는데 결과는 ‘별로’입니다.

또 그늘집에서 간식은, 허기를 면할 정도만 하세요(헝그리 정신=집중력). 분위기상 술을 들 경우엔 반만 마시고 나머지는 남기는 게 좋습니다. 그러면 후반전 승자가 될 확률이 90% 이상입니다.

벌써 낮 최고 기운이 30도에 육박하는 초여름 날씨이므로 스코어 줄이기는 체력에 달렸습니다. 마지막 홀에서 후회하지 않도록 늘 강성훈의 투혼과 전략을 되새기십시오.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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