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이 다시 묻는다 "한국야구, 팬들에게 승패 말곤 뭘 주는가" [★인터뷰]

김우종 기자  |  2019.06.24 10:50
지난 20일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김성근 소프트뱅크 호크스 3군 코치 고문. /사진=김우종 기자
'야구인' 김성근(77) 소프트뱅크 호크스 3군 코치 고문이 한국 야구를 위한 고언을 전했다.

김성근 고문이 소속된 소프트뱅크 3군은 지난 7일부터 20일까지 KBO 퓨처스리그(2군) 팀들과 총 11차례 교류전을 치렀다. 성적은 7승 1무 3패. KT에 1승 1무, 그리고 한화, SK, 고양 히어로즈에 각각 2승 1패를 기록했다.

지난 주 고양 히어로즈와 최종전이 열린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만난 김성근 고문은 그동안 몸은 일본에 있었지만 한국 야구를 향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열정은 여전한 듯했다. 김 고문은 "과거 우리나라 야구는 기량이 좋아 (세계 무대에서) 다른 나라들을 꺾었던 게 아니다. 우리는 훈련량이 많았고 정신적으로 강했다. 그게 대한민국의 야구 역사였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이제 그 역사가 없어지려고 한다. (KBO리그 각 팀의) 캠프 때 몇몇 감독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보니 오후 1시까지만 훈련을 하고 나머지는 자율 훈련이라고 하더라. 감독과 코치들이 선수들의 구미에 맞춰서 간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소프트뱅크 코치들에게 선수들의 실력이 안 되면 야단을 치는 것보다 붙들어 놓고 연습을 시킬 것을 주문한다고 했다. 그는 "야단을 쳐봤자 감정만 남지 하나도 안 남는다. 일본의 한 탁구 선수는 오전에 공 1000~2000개를 친 뒤 오후에 또 2000개를 친다. 그렇게 연습을 많이 한다. 그런데 지금 (한국 야구) 지도자들은 그런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고문은 올해 KBO리그 공인구 교체 영향으로 최근 홈런을 비롯한 공격 지표가 급감한 사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김 고문은 "예전에 돈이 많았던 사람이 돈이 떨어지면 거기서 또 사는 방법을 찾기 마련"이라고 비유하면서 "공이 잘 나가지 않으면 더욱 빨리 움직일 생각을 해야 한다. 주자가 나간 뒤 홈런만 기대하는 건 틀린 것이다. '스몰 볼 야구'도 해야 한다. 히트 앤드 런을 하든지, 스퀴즈 번트를 하든지, 페이크 번트 앤 슬러시를 하든지 새 야구 속에 들어가야 한다. 환경이 변화하면 야구 자체를 바꿔야 한다. 지키면서 이기는 팀이 강팀이다. 그런데 (KBO리그를) 보면 하던 대로 하고 있다. 그건 태만"이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김 고문은 "중요한 건 '야구를 통해 어떤 식으로 국민들에게 의미를 전달하고 사회에 환원하는가'이다. 이기고 지는 건 당연하다. 과거 SK 감독 시절 '국민들에게 무엇을 줘야 할까'를 늘 고민했다. 악착같이 포기하지 않는 경기를 펼치면서 열정을 전하고 싶었다. 포기하지 않는 야구. '이렇게 하면 살 수 있구나'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그런데 지금 한국 야구는 경기만 있지, 국민들한테 줄 게 하나도 없다. 적당히 하다 안 되면 버린다. 승부가 아니면 아무 것도 없다. 그런데 팬들조차 그런 상황에 무감각해지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경기 중 메모를 하고 있는 김성근 고문(오른쪽).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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