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라는 게 하나의 기록이고, 가수들의 얼굴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앨범과 가수에 해가 되지 않게끔 하려고 더욱 작업에 노력하고 있어요."
노주환(32) 쏘스뮤직 프로듀서와 이야기를 나누며 느낀 첫인상은 수줍음이었다. 인터뷰에 처음 임하는 자리여서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이후 차분히 자신의 이력을 이야기해 나가면서 점차 노주환 프로듀서는 자신만의 음악에 대한 진정성을 내비쳤다.
올해로 작곡가 활동 10년 차를 맞이한 노주환 프로듀서는 이현승 작곡가와 이기 프로듀서 밑에서 차분히 작사, 작곡, 프로듀싱 능력을 키운 끝에 2018년 쏘스뮤직과 인연을 맺고 소속 아티스트인 여자친구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며 활동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 논현동 쏘스뮤직 사옥에서 노주환 프로듀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쏘스뮤직 음악 프로듀서 겸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로듀서로 데뷔한 지는 올해로 10년 차를 맞이했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작사가로 프로듀서 데뷔를 하셨네요.
▶네. 2009년 KBS 2TV 드라마 '아이리스' OST 중에서 김태우가 부른 '꿈을 꾸다'라는 곡의 작사를 맡은 게 처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원래 꿈이 작사가였던 건가요.
▶그렇다기보다 원래 '꿈을 꾸다'의 작곡가이신 이현승 작곡가가 제 스승이신데요. 우연히 기회를 받아 가사를 써봤는데 운이 좋게도 곡에 담기게 됐던 것뿐이었죠.
-대학교에서는 어떤 전공을 맡았나요.
▶대학교에서는 실용음악을 전공했다가 중퇴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대학교 중퇴 이후 어떤 길을 가게 됐나요.
▶22세 때 군 제대를 했을 때 제가 전주에서 대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군대를 갔다 오고 나서 복학을 할지 아니면 어떻게 음악 관련 일을 할지에 대해 고민을 했는데 마침 김형석 작곡가께서 강남구청 인근에 케이노트라는 음악 학원을 오픈한다는 공고를 보고 대학교 생활을 그만두고 상경하기로 마음을 먹었죠.
부모님께서는 물론 반대를 하셨죠. 그럼에도 전 (제 꿈을 위해) 그 학원 근처에 작은 방을 얻어서 학원 다닐 준비를 했죠. 그때 박진영, 조영수 등 김형석 작곡가의 제자가 많았는데 이현승 작곡가께서도 이 학원의 초빙 강사로 부름을 받아서 학원에 합류했었고요. 그 학원이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서 오후 11시에 문을 닫는데 전 하루 종일 그 학원에 계속 있었어요. 이후 자연스럽게 이현승 작곡가께서 저와 인연을 맺었고 이 학원에서 6~7개월 정도 함께 준비했어요.
그러다가 이현승 작곡가도 현역 작곡가로 활동해야 했던 와중에 김형석 작곡가가 이현승 작곡가에게 "저 친구도 데리고 실전 경험을 시켜보면서 키워보라"고 말씀하셨고 저도 그렇게 학원을 나오게 됐어요. 그때 저 말고도 현재 이기용배라는 팀으로 활동하고 있던 이기 형님도 이현승 작곡가 제자였어요. 그러면서 함께 작곡을 배울 수 있었어요.
이후 2008년부터는 이현승 작곡가의 집에서 3~4년 정도 생활했고. 이기 작곡가 집에서도 지내고 그랬죠. 두 형님의 어머니께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하하. 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인복이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때 제가 아무것도 몰랐을 때 제게 많은 걸 알려주셨기 때문이었죠. 매년 명절이 되면 김형석 작곡가와 이현승 작곡가께는 항상 인사를 드리곤 합니다.
-하루종일 학원에서 지내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간절함이 있었던 거죠. 가족들은 제게 "뭘 하든 좋으니 대학을 졸업하라"고 했는데 그 반대를 이겨내는 게 쉽지 않았어요. 이후 아버지께서는 결국 제가 학원을 등록할 때 제 간절함을 아시게 됐죠. 아버지께서도 김형석 작곡가를 뵙게 됐고요. 이제는 저를 응원해주세요.
-음악을 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 MP3로 노래를 들을 때 대부분 좋아하는 가수 별로 음악을 듣는데 저는 작곡가 폴더를 따로 만들어서 작곡가별로 노래 들었습니다. 김형석, 박근태, 유영진, 테디, 박진영 등으로 말이죠.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만드는 일이 재밌는 일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집에 있는 피아노로 무언가를 치긴 했지만 뭔가 음악을 만들어야 들려줄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는데 그럴 상황은 되지 않았죠. 그때는 단지 악보만 보고 음악 공부를 하는 게 다였어요.
-작사가로 활동을 처음 시작했는데 작곡과 작사는 다르지 않나요.
▶중, 고등학교 때 저만의 작사 노트도 있었어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였을 거예요. 제 생각을 글로 적는 걸 어릴 때부터 했는데 그것들이 나름대로 숙달이 됐던 것 같아요. 사실 작곡만 하는 사람이 있고 작사만 하는 사람이 있는데 둘 다 하게 된 건 제가 어릴 때부터 대중가요의 가사를 직접 바꿔보기도 하고 음절에 맞춰서 새로 써보기도 하는 게 재미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이후 이현승 작곡가가 "한번 써봐"라고 제게 했을 때 (잘 써서) 작사가로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마 (어렸을 때의) 그런 시간이 없었다면 데뷔 못했을 거예요.
-특별히 관심이 갔던 작곡가가 있었나요.
▶특별히 누구를 더 좋아하지 않고 다 좋아했던 것 같아요. 장르도 그랬어요. 저 스스로 빈 그릇이라 생각해서 그 빈 그릇에 다 채우고 싶은 마음이 더 컸어요.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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