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솔루션스 프런트맨 박솔이 에놉(ENOB)이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그의 첫 싱글 '데자부'(DEJA VU)는 박솔 대신 에놉이란 새 이름이 왜 필요했는지 단번에 이해되는 음악이었다.
Mnet '슈퍼스타K3'에 출연해 처음 얼굴을 알린 에놉은 2012년 밴드 '솔루션스'를 결성, 영미 팝 밴드를 연상시키는 음색과 퓨쳐팝이라는 독특한 장르로 주목받았다. 이후 2016년 10월 미국 투어를 시작으로, 2018년에는 동아시아 4개국을 대표하는 밴드와 함께 파 이스트 유니언(Far East Union) 4개국 서킷 투어, 스페인 프리마베라 사운드에 참여하는 등 국내 및 해외의 다양한 무대에서 활약해왔다.
사실 에놉은 솔루션스 활동 이전에도 솔로로서 음악 활동을 펼쳤다. 당시엔 본명 박솔로 어쿠스틱 포크 장르 음악들을 발표했다. 에놉은 "그때의 저와 지금의 저 사이에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며 새롭게 이름을 붙인 이유도 그 때의 음악과 구분 짓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름을 새로 지은 건 사람들이 제 솔로 음원을 들었을 때 솔루션스라던가 예전의 저와 분리해서 봤으면 좋겠다는 이유 때문이에요. 솔루션스의 프런트맨으로 긴 시간 활동하다 보니 솔로는 이름을 비롯해 어느 정도 분리를 시켜야 스위치 온오프(on-off)가 될 것 같았어요."
'ENOB'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지어졌을까. "심플하고 텍스트로 봤을 때 예쁜 단어"를 원했다는 에놉은 '뼈'를 뜻하는 영어 단어 'BONE'을 뒤집어서 이름을 탄생시켰다.
"원래는 이름을 '본(BONE)'으로 하려고 했는데, 회의 도중에 한 직원이 글자를 뒤집어서 '에놉(ENOB)'으로 의견을 냈어요. '본'이 영어로 뼈라는 단언데, 한자로 했을 때는 기본(本)이에요. 어느 정도 이어지는 것 같아서 재밌게 느껴졌어요. 이름을 디자인적으로도 풀어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라는 뼈대에 어떤 옷을 입혀도 소화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자는 의미도 담았어요."
데뷔 싱글 '데자부'는 칠(Chill)한 사운드를 가진 피비 알앤비(PB R&B) 스타일의 곡이다. 힙합 크루 우주비행의 래퍼 최엘비가 피처링으로 참여, 밴드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나잠수가 믹스 및 마스터링 엔지니어로 참여했다. 솔루션스로 보여온 록 스타일과 다른 몽환적인 사운드가 돋보인다.
솔로 작업을 하며 지난해부터 12~14곡 정도의 데모곡을 작업했다. '데자부'는 대중에게 에놉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기 적합한 곡이라고 생각, 첫 싱글로 결정됐다.
사운드의 변화는 가사에도 영향을 끼쳤다. 큰 무대를 고려한 솔루션스의 음악이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았다면, 에놉의 음악은 보다 세밀하고 구체적인 가사들을 담아냈다.
"솔루션스 음악은 록이고, 사운드 자체가 큰 공간에서 라이브 할 때 에너지가 살아나는 곡이에요. 그런 노래에 너무 개인적인 노래를 담으면 안 어울리죠. 그 그릇에 맞는 내용을 담다 보니 넓은 얘기를 하게 돼요. 사람에 관한 얘기, 삶에 관한 얘기. 사랑도 내 개인적인 사랑보다는 대부분 사람들이 느끼는 사랑을 노래해요. 반면 에놉은 더 개인적이고, 수필 같은 가사들이죠. 특히 밴드는 함께 만들지만 솔로 음악은 혼자 작업하기 때문에 더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풀 수 있어요."
보컬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솔루션스 음악을 부를 때는 "목소리가 악기를 뚫고 나오기 위해 힘이 들어가야 했다"면, 에놉 음악은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에 말하듯 부드러운 보컬"이 느껴진다.
에놉의 2019년은 솔로와 밴드 활동을 병행하며 바쁘게 흘러갈 전망이다. 먼저 그는 7월 말 솔루션스로도 컴백을 앞두고 있다. 그는 솔루션스 앨범에 대해서 "처음으로 회귀하는 앨범"이라며 "'1, 2집의 느낌을 다시 찾아가 보자'는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귀띔했다.
솔로 활동에 대해서는 "올해 추가로 싱글을 더 내고, 내년쯤 EP 혹은 정규 앨범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장르적으로도 "첫 시작은 피비 알앤비지만, 향후에 모타운(Motown) 감성을 가지고 더 칠한 느낌의 음악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츰 장르적으로 발전시키고 싶다"며 "5년, 10년 뒤에 내 음악을 들었을 때 스스로 만족하고 자랑스러우면 되는 것 같아요"고 덧붙였다.
솔로 음악을 통해 더 솔직한 이야기들을 풀어가고 싶다는 에놉은 자신의 이야기가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질 수 있길 바랐다.
"제가 하는 이야기들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솔로 음악을 통해 더 솔직해지고 싶어요. 더 뻔뻔해져서 쑥스러워하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제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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