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 감독은 지난 9일 사직 NC전에 앞서 "지금부터라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결연하게 의지를 다졌다. '6번 이대호'가 변화의 시작이다. 4번 타자 부담을 덜어 타격감 회복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이대호가 살아나면 팀 성적도 좋아지리란 기대도 녹아 있다.
6번에 배치된 이대호는 이날 3타수 1안타로 자기 몫을 해줬다. 0-0으로 맞선 7회초 1사 후 안타를 치고 나가 공격의 물꼬를 텄다. 대주자로 투입된 오윤석이 민병헌의 적시타 때 득점해 선제점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는 4-1로 이겨 6연패를 끊었다. 7월 첫 승리다.
이대호가 6번 타자로 나온 건 2008년 7월 18일 잠실 LG전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양상문 감독이 얼마나 큰 결단을 내렸는지 엿보이는 대목이다. 롯데는 9일 현재 32승 54패로 최하위다. 연봉 1위 팀이라는 수식어와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성적에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양상문 감독의 마음고생이 가장 심하다. 양 감독은 "감독으로서 지금 성적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 어떠한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입술을 굳게 닫았다. 그러면서도 "지금부터라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지금까지는 부족했더라도 앞으로 감독으로 해야 할 일에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단순히 중심타자 이대호의 컨디션이 저하된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다. 양상문 감독은 팀 전반적으로 골격을 개선할 필요성을 절감한다. 이대호 또한 '팀이 먼저'라는 대원칙에 적극 공감했다. 양 감독은 "대호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도 타순 변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든 팀 성적을 올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 반등의 열쇠는 이대호가 쥐고 있다는 것이 양상문 감독의 믿음이다. 양 감독은 "당분간 부담 없는 곳에서 치면서 개인 성적도 나아지고 함께 팀 성적도 올라가길 바란다.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선수단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바꿀 수 있는 하나의 모멘텀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대호의 2군행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양 감독은 "대호가 롯데에서 가지는 의미가 있다. 지금 부진하더라도 그동안 부산의 야구 팬들께 드렸던 즐거움이 더 크다고 본다. 지금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고 그런 상황이 와서도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팬들을 생각해서라도 버리는 경기는 나와선 안된다. 양 감독은 "롯데가 이기는 야구를 보러 오시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한 경기 한 경기 절대 소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도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다"고 응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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