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동백꽃 필 무렵', 촌스러운데 빠져드는 매력이 뭘까?

이수연 방송작가  |  2019.10.18 17:18
/사진=KBS


이 드라마 대체 정체가 뭘까? 과거를 배경으로 한 복고 드라마인가? 배경도 출연자들 의상도 말투도, 뭐 하나 빠짐없이 촌스럽다. 그렇다고 의도적으로 옛것을 찾아간 빈티지냐?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순수하게 촌스럽다. 세련된 분위기에 세련된 주인공 일색인 드라마가 숱하게 많아서 과연 재미있을까?, 반신반의하게 되는 드라마! 그러나 실제 뚜껑을 열면 그 어떤 드라마보다 재미있어 볼수록 빠져드는 드라마! 그렇다, 이미 눈치 채셨으리라. 바로 KBS의 '동백꽃 필 무렵'이다. 그런데 참 희한하다. '동백꽃 필 무렵'이 이렇게 촌티 나는데도 불구하고 사랑을 받으니 말이다. 대체 그 이유가 뭘까?

첫째, 평범하다 못해 너무도 순박하고 촌스런 사람들의 이야기기에 그렇다. 공효진은 미혼모로 술집을 운영하며 사는 공효진(동백 역)은 늘 고개를 수그리고 위축되어 살고 있다. 너무도 자존감 낮게 위축되어 살다보니 말수도 적고, 목소리도 작고, 걷는 동작도 작다. 왜 위축됐는데?, 라고 묻는다면 우리 사회에 전반적으로 깔린 분위기니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겠다. 젊은 여자가 아이를 혼자 키우는데, 술집을 한다? 게다가 예쁘기까지 해서 온 동네 남자들이 그녀를 보기 위해 술집을 간다? 그러니 동네 말 많은 여자들이 늘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잘근잘근 썰고 부수고 다져서 상처투성이로 만들어 놓아서 늘 고개를 숙이고 산다는 것이다. 그런데 오직 사랑으로 우직하게 그녀를 지키는 듬직한 남자, 강하늘(황용식 역)이 나타났다. 조건도 환경도 중요치 않다. 그저 일편단심 하나로 공효진에게 직진하고, 잘 했다, 최고다 칭찬하면서 그녀의 기를 팍팍 세워준다. 여기서 우리는 사소한 말 한 마디, 작은 칭찬 한 마디가 풀 죽어 시름시름하던 한 사람의 인생을 소생시키는 기적을 보게 된다. 이 기적은 시청자들에게까지 전파되어 '동백꽃 필 무렵'을 보는 시간 동안 힐링이 된다. 동백을 향한 황용식의 순수한 사랑과 응원, 믿음은 분주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 모두가 원했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둘째, 궁금증 하나를 시청자에게 미끼로 던져 놓았기 때문이다. 촌스러운 드라마, 우직한 사랑을 그리는 드라마라고 해서 그저 신파극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풀어야 할 숙제를 시청자에게 내주었다. '동백꽃 필 무렵'에선 까불이라 불리는 연쇄 살인범이 등장하고 있다. 이 살인범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인데, 문제는 동백이, 즉 공효진이 마지막 살인의 목격자라는 사실이며, 그녀를 계속 옥죄는 상태이다. 공효진을 위협하는 까불이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계속 끌고 가면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강하늘은 까불이에게서 공효진을 잘 구해낼까?, 손에 땀을 쥐며 지켜보게 된다. 결국 시청자들은 공효진과 강하늘을 여러모로 응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솔직히 요즘 우리나라 드라마가 어떤가? 대본의 수준도 높아지고, 연출력도 뛰어나고, 배우들 연기력까지 우수하지 않은가? 특히 연출력과 특수효과 기술까지 높아지니 타임 슬립에, 판타지에 그 어떤 대본도 다 녹여낸다. 매번 세련미가 넘치는 드라마들이 경쟁하듯 나타나지 않는가. 이런 와중에(?) 난데없이 나타난 '동백꽃 필 무렵', 그것도 쌍팔년으로 타임 슬립한 듯 촌스럽게 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은 이런 매력들에 빠져서 헤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 '동백꽃 필 무렵' 촌스러워서 오히려 더 시선을 끄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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