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원의 포효가 부러웠던 키움, 야유에 파묻힌 영웅본색 [★현장]

고척=한동훈 기자  |  2019.10.26 22:24
두산 오재원. /사진=뉴스1
경기 내용은 접전이었다. 하지만 키움은 필드 기 싸움에서 완전히 눌렸다. 그라운드 안에서 파이팅을 불어넣어 줄 투사 같은 영웅의 부재가 아쉬웠다.

키움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포스트시즌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서 9-11로 역전패, 시리즈 전적 4패로 무릎을 꿇었다.

키움과 두산이 서로 치고받는 난타전 양상이었다. 하지만 장내 분위기 싸움은 두산이 완전히 압도하고 있음이 경기 곳곳에서 엿보였다. 두산 선수들은 승부처와 고비를 넘길 때마다 크게 포효하며 서로의 사기를 끌어 올렸지만 키움은 소극적인 액션으로 일관했다.

무엇보다 '막말 논란' 탓에 행동반경이 극도로 좁아진 송성문의 역할이 아쉬웠다. 송성문은 더그아웃에서는 물론 필드 안에서도 응원단장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1차전 이후 해당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를 한 이후에는 경기중 세리머니를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두산 팬들은 송성문의 일거수일투족에 반응했다. 타석마다 야유로 집중포화를 쏟았다. 이에 모자라 키움의 수비 때에도 송성문 방향으로 공이 가면 야유가 자동 재생됐다. 송성문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안타를 때리고도 작은 손짓으로 'K'를 그리는 것이 전부였다.

반면 두산 선수들은 다이아몬드에서 마음껏 뛰놀며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특히 5회초에 나온 오재원의 포효가 인상적이었다. 오재원은 7-8로 뒤진 5회초 2사 만루서 좌중간 역전 적시타를 때렸다. 1루에 도착해서는 헬멧까지 벗어 던지며 크게 포효했다. 마치 적장의 목을 떨어뜨린 장수의 모습과도 같았다.

야수들 뿐만 아니라 투수들도 적극적으로 기쁨을 드러냈다. 이형범은 6회를 유격수 땅볼로 정리한 뒤 글러브로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윤명준도 7회를 병살타로 막아내곤 주먹을 불끈 쥐었다.

키움에서는 이런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송성문은 이날 2루타를 2개나 때리는 등 4차례나 출루했지만 혈기를 억눌렀다. 박병호나 서건창, 김하성, 이정후 등도 신중한 자세로 일관했다. 구원투수 조상우 또한 6회 무사만루 위기를 'KKK'로 탈출한 뒤 담담한 표정으로 마운드서 내려왔다.

필드의 사령관 오재원은 연장 10회초에도 뜨거운 존재감을 발휘했다. 9-8로 앞선 경기를 9회말에 동점을 내줘 흐름을 빼앗길 만한 상황이었으나 선두타자로 나와 중앙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때렸다. 두산은 2점을 추가해 끝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오재원은 4차전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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