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과잉 통제 논란, '주차대란 아우성, 정작 주차장은 텅텅...' [★현장]

한밭종합운동장=김우종 기자  |  2019.11.07 05:13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앞 도로가 차량들로 가득 찼다. /사진=김우종 기자
6일 킥오프(오후 7시) 직전, 텅텅 빈 지하주차장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수원 삼성과 대전 코레일의 2019 FA컵 결승전이 열린 6일 오후 대전 한밭종합운동장.

오후 7시에 경기가 시작하는 가운데, 경기 시작 한두 시간 전부터 많은 팬들이 몰려들었다. 수원 삼성 유니폼을 입은 서포터즈와 함께 대전 코레일을 응원하는 대전 시민들도 많이 보였다.

더불어 차를 이용해 한밭종합운동장을 찾은 팬들도 많았다. 그 중에는 가족 단위의 팬들이 대부분이었다. 경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차량 행렬은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그런데 대회 관계자 및 직원들만 주차장으로 들어갈 뿐, 팬들이 타고 온 차량은 철저히 통제를 당한 채 주차장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기다림 끝에 애써 경기장 안까지 들어왔으나 주차 안내 요원으로부터 무조건 "회차하라"는 통보만 받을 뿐이었다.

현장서 주차를 통제하던 관계자는 "대회 관계자들 차량 외 다른 차량은 들여보내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팬들은 그럼 어디에다 주차를 해야 하는가'라고 묻자 "저희도 그것까지는 모른다. 경기장 주변에 알아서 찾아보시라"는 답이 돌아왔다.

회차하고 있는 차량의 한 남성 운전자에게 묻자 "일반 차량은 못 들어간다고 하더라. 주변의 다른 주차장으로 찾아가라는 안내만 받았다. 경기 시작 시간이 15분밖에 안 남았는데, 주차가 여의치 않으면 그냥 집에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아쉬움과 짜증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진출입로에 차량 통제를 알리는 종이를 붙여놓은 가운데(위 사진), 그 앞으로 차량이 계속해서 회차하고 있다.(아래 사진) /사진=김우종 기자
차량 근처를 지나가던 한 팬은 "차를 경기장 안까지 들어오게 해놓은 다음에 또 밖으로 나가라고 하면 어쩌라는 건가. 아예 처음부터 못 들어오게 막던가"라며 짜증을 냈다. 또 다른 남성 팬은 차에서 아예 내린 채 주차 안내 요원과 승강이를 벌이고 있었다.

그런데 차를 끌고 온 팬들에게 더욱 분통 터지고 안타까웠던 건 정작 이들이 통제한 안쪽의 지하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었다는 것이다. 경기가 시작된 오후 7시 기준, 지하 주차장 주차 가능 대수는 378대였다. 만약 통제가 없었다면, 충분히 팬들이 주차장을 쓸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한밭종합운동장 인근에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홈구장인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도 나란히 위치해 있다. 야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많은 팬들이 이 지하 주차장을 요긴하게 사용한다. 그러나 이날 FA컵 결승전에서는 과잉 통제로 인해 정작 제 시간에 온 팬들은 가장 가까운 주차장을 쓰지도 못했다.

이번 FA컵을 주관하는 대한축구협회의 관계자는 "저희도 정확한 사실을 나중에 들어 알게 됐다"면서 "주차를 관리하는 측에서 오후 7시가 지난 뒤 팬들도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또 한 팬과 주차 관리자간 승강이도 알아본 결과, 반말로 인해 시비가 벌어진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킥오프 직전, 주차가능대수(378대)를 알리는 전광판.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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