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하나, 속삭이는 무용] 대나무 '승무'

채준 기자  |  2019.11.19 16:09


/사진제공=조하나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중략.....)

고등학교때 한줄한줄 그어가며 외웠던 국어 교과서에 나온 조지훈님의 시 ‘승무’의 일부분이다.

단순히 춤을 노래한 것이 아니라 춤으로 나타내는 마음의 움직임에 초점을 둔 승무는 조지훈 시인이 19세에 쓴 시로 구상한지 열한 달, 집필한지 일곱 달 만에 겨우 완성된 시라고 조지훈의 <시의 원리>는 밝히고 있다.

창작의 고통이 절절히 느껴진다. 이 시를 있게 한 ‘춤’ 승무의 대가 고 한성준 선생은 “뼈 삼천 마디를 제대로 움직여야 비로소 진정한 춤을 만든다”라는 말을 남기셨다.

시가 만들어지기까지 긴 시간 고뇌 속에서 고통과 혈투로 만들어진 시라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완성된 승무를 추기까지 얼마나 많은 연습과 수양,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 속에서 완성된 동작을 이룰 수 있는지 감지할 수 있다.

매梅 · 난蘭 · 국菊 · 죽竹 각 식물 특유의 장점을 인仁 · 의義 · 예禮 · 충忠의 도덕적 가치를 내세워 비유한 사군자 중 대나무는 충의 모습으로 나타냈다.

대나무의 충은 한겨울에도 그 푸름이 꺾이지 않고 사시사철 푸르러 비바람을 이겨내는 강직함과 꿋꿋함과 절개를 나타낸다. 이러한 곧은 기질을 충분히 내포하고 있는 춤으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로 지정 되어있는 승무이며 대나무에 비유된다.
/사진제공=조하나

승무는 우리나라 전통 민속무용 중 정·중·동과 동·중·정의 미적, 사상적 특징이 잘 나타나 있고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는 민속춤의 하나다.

민속은 민중들의 삶의 생활, 습관 그리고 경제, 사회, 문화 등 역사적으로 전승되어온 전통문화인 것처럼 승무도 민속의 한 형태로 전승됐다. 특히 서울, 경기, 충청도 지역에 분포되어 전해지는 중부류 또는 경향류, 그리고 전라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해지는 호남류로 크게 두 개의 류파별로 나뉘어 계승되고 있다.

이 두 류파별 승무는 서로 다른 유형과 특성적인 춤의 방식을 가지고 있는데 중부류는 주로 재인들이 추던 춤이다. 재인 계통의 한영숙류 승무는 남성적이고 잔 기교가 없으며 담백한 춤사위와 절제미가 한영숙류의 특징이다.

호남류 승무는 기방 계통으로 기녀들에 의해 행해진 이매방류이며 여성스러우면서 교태 미가 넘치고 움직임이 민첩하다. 또 법고의 묘미를 강조하여 다양한 북 놀이의 가락 또한 기교적이어서 신명과 흥을 돋우는 것이 특징적이다.

서로 다른 춤사위로 계승되어 오고 있는 승무이지만 민중들의 삶의 생활, 습관 그리고 경제, 사회, 문화 등 역사적으로 전승되어온 전통문화인 것처럼 승무도 우리 민족의 삶과 애환이 담겨있다 할 수 있다.


/사진제공=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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