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대호는 3일 서울 화곡동 KBS아레나에서 열린 유소년 야구선수 학부모 강좌에 참석했다. 선수협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이대호를 만나기 위해 온 학부모들로 강의실이 가득 찼다. 이대호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한편 "아이들이 야구를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께서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부탁했다.
경북 구미에서 달려온 학부모를 비롯해 야구선수 자녀를 둔 많은 부모들이 이대호의 조언을 듣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약 한 시간 정도 진행된 강좌에선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대호는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로서 야구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님 욕심에 억지로 시키면 즐거운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야구 재미있어?', '힘든 것은 없어?' 등을 물어보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대호는 '아들(현재 3세)도 야구를 시킬 것이냐'는 질문도 받았다. 이에 "아들이 매일 야구를 본다. 방망이를 들 때도 있는데 야구를 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가 야구를 하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부모 입장에서 내가 했던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다"며 "내 주관은 야구를 즐겁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들이 야구를 하고 싶다면 독하게 시키겠다. 그것을 버텨낸다면 계속해서 배우게 할 것이다. 깡다구 없이는 힘들다"고 냉정하게 답했다.
이대호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중학교 때부터 '여기서 지면 안 된다',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19세 때까지 운동을 했다. 나는 남이 시켜서 억지로 야구하지 않았다"며 "아이들은 지금 사랑을 많이 받을 때이다. 하지만 야구장에 가면 경쟁을 해야 한다. 따뜻한 격려를 주신다면 아이들이 더 용기를 갖고 야구를 할 것 같다"고 응원을 부탁했다.
질문 시간이 끝나자 이대호는 팬들 한 명 한 명에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10세의 아들은 둔 한 40대 학부모는 "이대호 선수의 현실적인 조언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마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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