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중국 대표팀과 2019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남자부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선수들은 지난 11일 홍콩과 1차전 때와 마찬가지로 최선을 다하며 값진 결과를 따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바로 썰렁할 정도로 텅텅 빈 경기장이었다.
이날 한중전에 입장한 관중 수는 7916명으로 집계됐다. 앞선 경기들에 비하면 물론 많은 숫자였다. 앞서 남자부의 경우, 중국-일본전에서 800명, 한국-홍콩전에서는 1070명, 일본-홍콩전에서는 1276명의 관중이 각각 입장했다.
여자부는 더 상황이 심각했다. 한국-중국전에서는 1500명의 관중이 입장했으나, 일본-대만전에서는 218명, 중국-일본전에서는 570명의 관중이 각각 경기장을 찾았다.
EAFF E-1 챔피언십은 2년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열리는 가장 큰 규모의 축구 대회다. 그러나 그에 걸맞지 않게 축구 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6개월 전과는 너무 다르다. 지난 6월 7일 같은 장소인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축구 대표팀과 호주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당시 15년 만에 부산서 열린 A매치를 보기 위해 구름관중이 몰렸다. 5만 4000석의 입장권이 매진됐다. 티켓당 최고 가격은 무려 15만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티켓이 모두 동 날 정도로 축구 열기는 대단했다.
그렇다면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으로는 스타플레이어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6월 호주전에서는 손흥민과 황희찬을 비롯해 유럽파가 모두 소집됐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가 아닌 동아시안컵은 유럽파가 나설 수 없다.
상대 팀 수준도 달랐다. 팬들은 최약체와 경기보다 팽팽한 상대와 경기에 더 흥미를 느낀다. 지난 6월 당시 호주의 FIFA 랭킹은 41위였다. 그러나 이번에 참가하는 홍콩의 FIFA 랭킹은 139위, 중국은 75위다. 그나마 일본이 28위로 한국(41위)보다 13계단 높다.
한국 축구에 정통한 요시자키 에이지 일본 기자는 "아무래도 월드컵(2018 러시아)을 앞두고 열린 동아시안컵(2017년)과 이번 대회의 관심도는 또 다를 수 있다. 한국과 일본 모두 동아시안컵을 다루는 특집 기사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관계자는 "중계 방송사 역시 팬들의 관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공중파가 중계를 하는 것과 종합편성채널이 중계를 하는 건 또 다르다"고 밝혔다. 이밖에 평일 경기, 추운 날씨, 미세먼지, 축구 전용구장이 아니라는 점 등이 흥행 실패 이유로 언급되고 있다. 결국 이런 모든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흥행 부진과 연결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제 한국에 남은 경기는 여자부(17일)와 남자부(18일) 모두 한일전이다. 두 경기 모두 우승 팀의 향방을 가리는 중요한 일전이다. 과연 흥행 참패라는 오명을 씻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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