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검사내전', 소소한 일상생활이 담겨 있어 오히려 새롭다!

이수연 방송작가  |  2020.01.10 09:39
/사진=JTBC


'또 비슷한 드라마인가?'싶었다. 일단 제목부터 그동안 수두룩하게 다뤄졌던 소재를 담고 있었으니까. 게다가 제목이 너무나 직설적이어서 늘 봐왔던 스토리, 뻔하고 뻔한 스토리리라 확신(?)했다. '아' 하면 '어' 하고, '어' 하면 '아'가 자동으로 나올 만큼 예측 가능한 내용으로 신선함은 별로 찾아볼 수 없는 드라마라고 단정했다. 첫 회를 보기 전까지. 하지만 첫 회를 시청하면서 이런 생각은 물거품처럼 산산이 사라졌다. 바로 JTBC의 '검사내전'을 말한다.

'검사내전'은 이선균, 정려원, 이성재, 김광규 등의 쟁쟁한 배우들이 주인공으로 어업과 문화가 중심인 '진영'이라는 작은 도시의 검사들이다. 남해 어딘가에 자리한 진영지청은 검사 조직의 핫 플레이스가 아닌 굳이 발령받아 오고 싶지 않은 곳, 심지어 검찰총장이 몇 번을 바뀌도록 찾아오지 않을 만큼 외면 받는 곳이다. 이런 지역을 배경으로 한 '검사내전'은 기존의 검사 드라마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면 그 동안의 검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어땠던가? 사회의 불의를 보지 못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릴 각오로 정의를 위해 싸우는 내용이거나 반대로 권력의 하수가 되어서 온갖 나쁜 짓을 하는 내용으로 극단적인 상황을 그린다. 전자는 거대한 조직과 맞서 싸워 마침내 정의가 이긴다는 내용을 보여줘 응원하게 만든다면, 후자는 온갖 나쁜 일을 하다가 자신이 잘못했다고 회심하는 내용으로 훈훈하게 마무리한다. 그 동안 우리는 이런 양극단의 검사 드라마에 익숙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검사내전'이라는 드라마 제목을 보는 순간 '아하, 이번에도 두 개의 경우의 수 중에서 어느 한 쪽이겠구나' 생각할 수밖에. 하지만 '검사내전'이 실제로 개봉해서 보니 달랐다.

거악과 싸우는 정의의 검사들도 없음이요, 권력의 시녀로 살아가는 야비한 검사들도 없다. 소소한 사건들로 가득하다. 굿 값을 떼어 먹은 혐의로 무당청년을 조사하고, 평균 나이 80대 어르신들이 삼감 관계로 비롯된 사랑싸움으로 연적의 집 대문에 소똥을 뿌려 시시비비를 가린다. 진영지청 검사들의 사건이라곤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생활감 넘치는 사건들이 주를 이룬다. 그러다보니 이곳의 검사들 생활도 기존의 검사 드라마에서 보던 모습들과 다르다. 그 동안 보아왔던 검사들은 정의의 사도나 권력의 시녀나 양쪽 모두 표정과 말투에서 카리스마가 넘치고, 정치, 경제 분야의 윗선(?)들과 상대하는 모습들이었다. 반면 진영지청 검사들은 로또에 목매고, 소개팅에 따라 일희일비하며, 맥주 마시고 점100의 고스톱을 치는 것이 최고의 여가생활이다.

그래서 드라마가 밋밋하게 느껴진다고? 전혀 아니다. 생활감 넘치는 사건들과 마주하다보니 오히려 휴머니티가 느껴진다. 꼭 거대 권력과 싸워야만 정의인가? 동네 친구들을 화해시키는 일도 정의고, 곗돈을 뜯긴 계원들의 심정과 계주의 사정까지 경청하는 것도 정의이며, 우는 아이 안고 와 사정하는 이의 벌금을 조금 깎아 주는 것도 정의 아닌가? 정의가 별거인가? 우리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에 상한 마음 풀어주고, 작은 손해액이라도 잘잘못을 따져주는 것이 정의 아닌가 이 말이다. 이 세상은 꼭 수 백 억, 수 천 억의 거래액이 오가고, 상위 1%만 겪는 어마어마한 일들만 다가 아니란 얘기다. 때문에 진영지청의 검사들이 그곳에 온 사람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아파해주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이 물씬 풍겨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오히려 '검사내전'은 새롭다. 그 동안 보았던 양극단의 검사들이 아니라 인간미 넘치는 검사들의 모습이 신선하고 정감 있다.

▫ '검사내전', 따뜻함이 넘치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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