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용수, 故남보원 회고 "소리 박물관..누구도 흉내 못내"[직격인터뷰]

윤성열 기자  |  2020.01.21 21:03
엄용수(왼쪽)와 고(故) 남보원 /사진=스타뉴스


대한민국방송코미디협회장으로 활동 중인 개그맨 엄용수(67)가 21일 향년 84세의 일기로 타계한 원로 코미디언 남보원(본명 김덕용)에 대해 "소리의 박물관"이라고 회고했다.

엄용수는 이날 스타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선생님(남보원)은 모든 동물 소리와 기계 소리를 흉내 내고, 묘사할 수 있는 소리의 박물관이셨다"며 "성대모사도 잘 하셨다. 그렇게 소리를 내실 수 있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즉흥적으로 원맨쇼가 가능했다"고 말했다.

엄용수는 이어 "창이나 민요도 잘 하시고, 옥타브가 굉장히 높으셔서 고음의 창도 모사할 수 있었다"며 "이름만 남보원이 아니고, 그 기예가 세계적으로 '남보원'(넘버원)이었다"고 덧붙였다.

엄용수는 또한 "선생님이 생전에 이렇게 일찍 돌아가실 줄 몰랐다"며 "선생님의 목소리를 녹음해 놓았다면 그 자체로 문화유산이고 문화적 자료로서 가치가 큰 건데 미리 녹음해 놓지 못했다. 앞으로 그 어떤 사람도 그런 기계, 동물 소리를 낼 수 없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고 남보원은 1963년 영화인협회 주최 '스타탄생 코미디' 1위를 차지하며 데뷔했다. 이후 극장과 TV를 넘나들며 한국 코미디계의 대표 주자로 활약했다. 사물 효과음 성대모사와 평안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지난 2010년 7월 먼저 세상을 떠난 고 백남봉과 '원맨쇼의 달인'으로 쌍두마차를 이뤘다.

한국 전쟁을 겪으며 체험했을 폭격기 폭격음 모사, 부두에서 출항하는 통통배의 모사, 일왕 히로히토 항복 방송 성대 모사 등이 그의 주특기였다.

엄용수는 북한 평안남도 순천 출생인 고 남보원이 생전 이북에 대한 그리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는 "선생님이 평생 가족들이 없어서 외롭게 사셨다"며 "특히 이북 고향에 대한 꿈을 그리시면서 통일을 생각했다. 평양에 가서 누나들을 만나고 온 적도 있다. 살아온 인생 일대기를 얘기하시면서 효과음을 넣어가며 우리한테도 눈물을 많이 보이셨다"고 전했다.

엄용수는 코미디계에 선후배 관계가 엄격하던 시절 고 남보원은 다정다감한 선배였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는 고인에 대해 "정이 많으셨던 분"이라며 "후배들에게 밥이나 커피도 잘 사시고, 후배들과 코믹한 유머를 굉장히 잘 주고 받으셨다"며 "'내가 하는 걸 배워서 내 후계자 해라'는 말씀도 하셨는데, '언제 시간이 되면 해야지'라고 했는데 이런 날이 왔다"며 안타까워했다.

대한민국 방송 코미디언 협회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순천향병원에서 폐렴으로 치료를 중이던 고 남보원은 이날 오후 3시 40분께 타계했다.

엄용수는 "선생님이 3년 전에 감기가 오신 뒤 후유증으로 건강이 많이 악화됐다"며 "순천향병원에서 2~3개월간 집중 치료를 하고 퇴원을 했었는데, 갑자기 악화가 되고 의식이 없으셔서 병원으로 옮기셨다. 치료를 받고 의식이 되살아 나셨는데, 다시 의식이 혼미해져서 결국 오늘 운명하셨다"고 전했다.

고인의 장례는 한국방송코미디협회장으로 치러지며, 고인의 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23일이며, 고인의 유해는 어머니가 있는 남한산성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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