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인 "요즘 고민? 아이들 교육"(인터뷰③)

KBS 2TV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 홍인표 역 정웅인 인터뷰

이경호 기자  |  2020.01.24 07:00
배우 정웅인/사진=KBS 2TV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 스틸컷


-(인터뷰②)에 이어

'99억의 여자'에서 정웅인은 인상 깊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 냈다. 그 중, 땅 속에 묻히는 장면은 단연 으뜸이었다. 두려웠지만, 해냈다는 그다.

"제 나이에 그런 연기를 한다는 게 두려웠다. 연기를 하면서 경계를 해야 하는 게 매너리즘, 나태, 거만이다. 제 나이 즈음에 경계해야 하는 것들이다. 사실 땅 속에 묻히는 장면을 거부하는 연기자도 있을 것이다. 위험한 촬영이니까. 하지만 그런 것도 두려움 없이 도전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연기자는 어떤 식으로 변화를 맞이해야 하는가 생각해야 한다. 제 나이가 될수록 저 배우가 열심히 해야 하는 거를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했다. 그리고 땅 속에 묻히는 장면의 촬영은 위험했다. 나무틀을 만들어서 액션팀이랑 함께 했다. 자루 위에 흙을 덮었는데, 나갈 수 없었다. 자루를 찢어 놓은 부분을 뚫고 나왔는데, 흙이 입에 한 움큼 들어갔었다. 촬영 다음 날 아침에 입에서 흙이 나올 정도였다. 김포에서 판 흙이 판교에서 나왔다. 나름 투혼을 발휘해 했다. 웃옷도 벗고 하겠다고 했던 신이었고, 한 번에 끝냈다."

배우로 자신이 할 소화할 분량에 대해선 철저한 정웅인. 연기를 향한 열정은 반백살이 되어서도 변함이 없는 그다. 어떤 역할이던지 '정웅인이 하면 믿고 본다'는 생각이 들 정도니까. 그러나 그에게도 고민이 있었다. 바로 가장으로 가지는 고민이었다.

"역할을 두고 가정이 있는 가장으로 고민을 하게 된다. 가정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제가 원하지 않는 역할을 맡게 될 때도 있다. 물론 그런 역할을 한다고 해서 제 인생이 잘못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가정을 끌어가야 하니까 하게 되는 것 뿐이다. 가정이 행복한 게 저한테는 중요하다. 직장인도 이렇지 않을까 싶다. 꿈을 위해 달려가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을 거다. 저는 하고 싶은 연기를 하니까 행복한 거다."

정웅인은 세 딸의 아버지로 요즘 아이들의 교육 때문에 아내와 고민도 많다고 밝혔다.

"이사 계획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크면서 교육을 걱정하게 된다. 그래서 '공부가 머니?'라는 프로그램도 애청하고 있다. 첫째는 이제 중학생이 됐다. 아이들을 조금 더 공부를 잘 하는 환경에 넣어주고 싶은 생각이다. 그렇다고 교육이 막 집중된 곳으로 간다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요즘 최대 고민이다."

정웅인은 아이들의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게 여느 아버지들과 다르지 않았다.

"막내는 배우가 되겠다고 한다. 저들끼리 연기 연습을 하고 그런다. 저는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선 기회를 주고 싶다. 남들 하듯이 해주고 싶다. 첫째는 학원에서 곧잘 공부를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 학원에서야 다 잘한다고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냉정하게 학교 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아이들의 교육, 진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정웅인지만 유학에 대해서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지는 않기로 했다. 외국에 보내거나 떨어지는 것은 안 하기로 했다. 주변에 아빠는 한국에 있고, 아이들은 외국에 있는 상황이 많다. 저는 그런 것에는 반대다.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인문학 교육은 부모고, 부모와 스킨십이다."

배우 정웅인/사진=KBS 2TV 수목드라마 '99억의 여자' 스틸컷


아버지로, 가장으로도 믿음직한 정웅인이다. 또 아내의 말도 귀담아 들을 줄 아는 남편이기도 했다. 그래서 밝고 코믹한 과거 캐릭터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아내가 재미있는 역할, 밝은 역할을 하라고 한다. 저도 생각하고 있다. 웃음을 준다는 게 어렵다. 요즘에는 영화로 웃음을 주려고 하는 게 많다. TV에서는 예능이다. 그런데 예능을 보면 계속 똑같다. 그래서 TV로 웃음을 준다는 게 어렵다. 저는 여기서 연기로 재미, 웃음을 줘야한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로 웃음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웅인 하면, 악역으로 이미지가 굳혀져 있는데 과거 그의 코믹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인기였다. 시트콤 '세친구'에서의 활약은 단연 으뜸이었다. 그래서일까, '세친구' 같은 시트콤이 있다면 출연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시트콤을 할 만한 배우들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번에 함께 한 오나라, 이지훈 등이 시트콤을 만들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조여정, 김강우도 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사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원하는 코미디는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다. 코미디라는 게 솔직하기도 하고, 적당한 수준도 있어야 한다. '세친구'는 성인 시트콤이었는데, 저는 그와 같이 살짝 들여다보는 게 좋다. 얼마 전에 감독님과 출연자들과 만났는데, 그 때 얘기하면서 깔깔거리면서 한참 웃었다."

'99억의 여잘'를 마친 정웅인은 시청자들의 관심에 감사해 하면서 설 인사를 했다.

"요즘 여러 가지로 힘든데, '99억의 여자' 그리고 홍인표란 인물을 통해서 (시청자들께서) 희로애락을 느끼셨다면 감사하다. '정웅인이 아오는 드라마, 영화는 기대가 된다'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래서 가족들과 조금이나마 웃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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