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LG 라모스의 작은 행동 하나가 야구 팬들을 즐겁게 했다. 라모스는 지난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출장, 5회 볼넷으로 출루한 뒤 후속 백승현의 희생번트 때 2루를 밟았다.
이어 키움 유격수 김하성이 주자 라모스를 견제하기 위해 절도 있게 사인을 교환했다. 그런데 순간 라모스가 김하성을 쳐다보더니 대놓고 이 사인 동작을 매우 비슷하게 따라 했다. 이를 본 김하성은 얼굴에 글러브를 가린 채 슬며시 웃기도 했다.
정황상 사인 훔치기를 하는 것도 아니었고, 상대를 자극하기 위함도 아니었다. 그런데 간혹 이런 장난이 상대 팀과 팬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과거 넥센(현 키움)에서 뛰었던 에스밀 로저스(현 대만 중신 브라더스)가 그랬다. 2018년 당시 친정팀인 한화와 개막전에서 그는 옛 동료의 헬멧을 글러브로 치거나 견제 아웃을 시킨 뒤 자신의 두 눈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도 했다.
로저스 본인은 "과거 미국과 도미니카 리그서 했던 장난을 친 것 뿐"이라고 했으나, 상대 팀은 불쾌감을 주는 행동으로 봤다. 결국 경기 중 불쾌감을 주는 언행이나 친목적 태도를 금지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로저스는 물론, 이를 지적하지 않은 해당 심판진에게도 엄중 경고 조치를 내렸다.
그럼 이번 라모스의 '상대 팀 사인 흉내 장난'을 보는 현장의 시선은 어떨까. 류중일 LG 감독은 "경기에 지장이 없다면 굳이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도 류 감독은 "하지만 루에 나가서 손짓을 하는 건 사인 훔치기로 오해를 받을 소지가 있긴 하다. 안 하면 좋긴 하죠"라는 견해를 밝혔다.
류 감독은 "라모스가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성격도 쾌활하다"면서 "중요할 때 홈런도 쳐주고 있긴 하지만, 나갈 때마다 쳐주면 좋겠구먼"이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상대 팀인 키움도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었다. 손혁 키움 감독은 "저는 그 장면을 못 봤다"면서도 "그건 뭐 사람 성향이니까, 저는 괜찮아요"라고 이야기했다.
라모스와 교감했던 김하성은 "야구가 잘 되니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제가 낸) 그 사인이 진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처음 봤는데 성격 좋더라고요"라고 쿨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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