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고진영 "우승 조언? (박)현경이가 잘 한거죠" [★현장]

영종도(인천)=심혜진 기자  |  2020.05.25 05:25
고진영./사진=세마스포츠마케팅
고진영(25·솔레어)이 후배의 우승 소식에 대견함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17일 막을 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 대회에서 박현경(20·한국투자신탁)이 자신의 첫 우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했다.

우승 후 눈물을 펑펑 쏟은 박현경은 자신을 도와준 많은 조력자들의 이름을 소개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고진영이었다. 같은 코치 밑에서 훈련하게 되면서 고진영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아진 것이다. 전지훈련 때부터 박현경은 고진영을 잘 따랐다.

우승 인터뷰에서 박현경은 "(고진영) 언니가 통화 중 한 말이 '우승하지 마'라는 것이었다. '우승을 생각하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영역 밖의 일은 하늘의 뜻에 맡겨라'고 말해줬다. 그만큼 우승에 욕심을 내지 말라는 말이었다"고 밝혔다.

고진영의 조언을 마음에 새긴 박현경은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로 챔피언에 올랐다. 메이저 퀸으로 등극한 순간이었다.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현경./사진=KLPGA

그로부터 정확히 일주일이 지났다. 24일 박성현과의 매치플레이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현경에게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 고진영은 바로 환하게 웃었다. 그는 "(박)현경이가 바쁠까봐 연락을 안 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우승 사진 찍는 그 바쁜 와중에 짬을 내서 전화했더라"고 놀라워했다. 그러면서 "'언니 아니었으면 우승 못했다. 큰 은인'이라면서 고마워했다. 앞으로도 언니가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애교를 부렸다. 어렸을 때는 나도 어려서 후배들을 잘 챙기지 못했는데, 미국 가면서 후배들도 많이 생기고, 챙기게 되면서 많은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선배미를 뽐냈다.

특히 박현경의 애교는 고진영의 마음을 사르르 녹게 했다. 고진영은 "내가 애교에 약하다(웃음). (박)현경이가 애교를 워낙 자주 부린다. 다른 후배들에게도 같은 말을 해줬는데, 현경이가 잘한 것이다. 첫 우승이 끝이 아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고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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