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지만 90승' 유희관 "내 공이 최고라 생각, 약한 모습 보이면 진다" [★인터뷰]

수원=김동영 기자  |  2020.06.03 10:42
개인 통산 90승을 따낸 두산 유희관. /사진=김동영 기자

두산 베어스 '느림의 미학' 유희관(34)이 개인 통산 90승 고지를 밟았다. '느리지만' 자신의 공이 최고라 생각한다며 강한 신념을 내비쳤다.

유희관은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7피안타(1홈런) 1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3승째다. 경기는 두산이 11-8 승리를 거뒀다.

유희관은 그의 공처럼 '느리게' 빛을 봤다. 2009년 중앙대를 나와 두산에 2차 6라운드로 입단했으나 2년간 승패 없이 21경기(16⅔이닝)에만 등판한 뒤 상무에 입대했다. 제대 후인 2013년 5월 4일 잠실 LG전에서야 더스틴 니퍼트의 대체 선발로 나서 5⅔이닝 무실점으로 생애 첫 승을 따냈다. 이후 7년의 세월, 2586일이 지나 90승까지 일궈냈다. 프로 데뷔 기준으로는 11년 만이다.

경기 후 유희관은 "90승을 하게 돼 기분 좋다. 내가 선발투수로 활약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도 없었을 것이다. 두산이라는 좋은 팀을 만난 것이 크다. 목표를 갖고 준비한 대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0승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나아가 연속 시즌 10승 기록에 대한 애착이 크다. 기록을 위해 뛰는 것은 아니지만, 목표는 세우고 있다.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더했다. 그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7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이날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4회말 2사 후 장성우의 투수 강습 타구에 왼쪽 종아리 옆쪽을 맞았다. 잠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공을 잡아 1루로 뿌렸다. 결과는 아웃으로 이닝 종료. 그제서야 제대로 고통을 호소했다. 이후 부축을 받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왔고, 팀 동료 페르난데스와 웃으며 장난을 치기도 했다.

유희관은 "내가 수원과 별로 안 좋은 것 같다. 전에도 강백호 타구에 맞은 적이 있다. 여기만 오면 맞는다. 수원에서 5패만 하고 있기도 했다. 오늘은 이겨서 기분 좋다. 액땜했다. 팀 승리에 계속 기여하겠다. 더 위로 갔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려오는데 페르난데스가 놀리더라. 작년에 맞은 후 내 행동을 따라 하길래 나도 웃었다. 아직 부기가 있다. 치료받고, 다가올 일요일 경기 준비 잘 하겠다"고 말했다. 맞은 후 바로 송구한 부분에 대해선 "투수의 본능이다. 아파도 다음 플레이는 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다시 아프다"라며 웃었다.

유희관은 "내 공을 갖고 말들이 많은 것을 안다. 나는 그냥 매년 하던 대로 한다. 따로 준비한다고 150km를 던질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나는 내 공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던진다. 약한 모습 보이면 진다. 자신을 갖고 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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