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연기 후 훈련장 모인 9명-눈물 쏟은 치어리더, 한화 18연패 탈출기 [★대전]

대전=이원희 기자  |  2020.06.15 05:05
한화의 김태균. /사진=뉴스1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축제 분위기였다. 한화 이글스가 길었던 18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첫 번째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특별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9회말 노태형(25)의 끝내기타를 앞세워 7-6 승리를 거뒀다. 기세를 몰아 두산과 시즌 3차전에서도 3-2로 이겼다.

팀 연패 탈출에는 날씨의 영향이 컸다. 13일 한화-두산전 3회말 도중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져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스코어는 3-4, 한화가 1점 밀렸지만 격차가 크지 않았다. 하루 연기된 덕분에 팀을 재정비한 한화는 역전승을 거뒀다. 결과적으로 하늘이 도운 셈이 됐다.

한화 선수들의 필사적인 몸부림도 빼놓을 수 없다. 서스펜디드가 선언된 뒤에는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화도 휴식 일정이 잡혀 있었다. 하지만 연패 탈출을 위해 베테랑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그들이 향한 곳은 실내훈련장이었다. 배트를 잡고 휘두르며 타격감을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14일 스타뉴스를 통해 "전날(13일) 경기 서스펜디드 선언 뒤 김태균(38), 이용규(35), 최재훈(31), 노시환(20), 노태형 등 팀 선수 9명이 자발적으로 1시간 정도 실내훈련장에서 타격 훈련을 진행했다"며 "그동안 많은 선수들이 부진했던 날에는 실내훈련장에서 모여 자율훈련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김태균과 이용규는 팀 베테랑이자 1군 중심축이다. 송광민(37), 이성열(36), 최진행(35) 등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 이 둘이 팀을 이끌어야 했다. 김태균은 평소에도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수로 꼽힌다. 노태형이 결승타를 쳤을 때도, 그라운드 안으로 뛰어 들어가 노태형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했다.

한화 이글스 선수들. /사진=뉴스1
이용규의 경우 매 경기 몸을 던지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어린 선수들이 투지와 끈기를 보고 배울 수 있다.

성적을 놓고 봐도 돌은 모범 선배였다. 이번 두산 3연전에서 김태균은 타율 0.500, 13일 두산전에서는 시즌 1호 홈런을 퍼올렸다. 이용규의 방망이는 다소 주춤했지만 중요할 때마다 출루해 팀 득점에 기여했다. 특히 시즌 3차전 7회말 악착같이 홈을 파고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선행주자 박한결(26)의 뒤를 바짝 붙어 뛰었고, 득점을 위해 몸을 날려 슬라이딩했다.

2연승 이후 이용규는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지만 힘이 많이 들어갔다. 허무하게 아웃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팀 동료들이 항상 저를 믿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출루해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나머지 훈련을 했던 선수들 모두 제 몫을 해줬다. 최재훈은 14일 하루 동안 무려 4개의 안타를 휘둘렀고, 노태형은 팀 18연패를 끊어내는 끝내기타 주인공이었다. 노시환도 홈런을 때려내 힘을 보탰다. 훈련 효과가 제대로 나타난 것이다. 길었던 연패가 끊어지자 한화 선수들은 더그아웃을 뛰어 나와 기쁨을 만끽했다.

14일 대전에서 열린 두산과 특별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홈 슬라이딩 하고 있는 한화의 이용규. /사진=뉴스1
사실 18연패 동안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선수들만이 아니었다. 팬들은 물론, 무관중 경기에서도 묵묵히 응원을 보내는 응원단장, 치어리더들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화의 18연패 탈출이 확정되는 순간, 김연정 치어리더가 눈물을 닦아내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이날 김연정 치어리더는 구단 관계자를 통해 "왠지 연패를 끊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는데, 마지막 노태형의 끝내기타가 나오자 기쁨의 눈물이 터져 나왔다.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며 "앞으로도 한화 선수들을 더욱 힘차게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드라마 같은 한화의 18연패 탈출기였다.

14일 대전에서 열린 특별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끝내기타를 날린 한화의 노태형(왼쪽). /사진=뉴스1
김연정 치어리더.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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