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는 23일 잠실 LG전에서 모처럼 '박병호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5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2홈런 포함 4안타를 몰아쳤다. 올 시즌 두 번째 멀티 홈런 경기였고, 역대 23번째 8시즌 연속 10홈런 기록도 덤으로 챙겼다. 팀은 8-3으로 이겨 6연승을 달렸다.
경기 뒤 만난 박병호는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지난 주만 해도 타격 부진으로 휴식을 해야 했던 그였다. 17일부터 19일까지 3경기를 쉬었다.
휴식은 효과가 있었다. 박병호는 "그동안 스트레스가 참 많았다. 3일간 쉬도록 배려해준 덕분에 여유와 타이밍을 되찾은 느낌"이라며 "그동안 어떻게 야구를 했는지 생각하면서 좀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래서 타격에 임하는 자세가 좀 달라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날 2홈런보다 더 기쁜 건 타구의 방향이었다. 3회 김윤식, 6회 최동환에게 뽑아낸 홈런 모두 다이아몬드를 반으로 쪼개며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도 나란히 130m, 대형이었다. 올 시즌 박병호의 홈런 중 중월은 이번이 4개째다. 그러나 하루에 두 번이나 가운데로 넘어간 것은 처음이다.
인터뷰를 하면서 세 번이나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홈런을 친 뒤 손혁 감독의 가슴을 치는 세리머니가 약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어휴, 어떻게 (감독님을) 세게 쳐요"라고 답했고, 3일간 휴식 중 무엇을 했냐고 묻자 "팬심으로 야구 봤다. 끝내기 때 박수도 치고"라고 말했다. 박병호가 빠진 3경기(17, 18일 롯데-19일 SK전)에서 키움은 공교롭게 모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구단이 새로 영입한 외국인 타자 러셀을 미국에서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마이너(리거)라서..."라고 농담 섞어 말해 또 한 번 웃음을 이끌었다.
아직 시즌 타율은 0.228(136타수 31안타). 그러나 지난 20일 복귀 후 3경기에서 3개의 홈런포를 터뜨리며 부문 공동 5위로 뛰어 올랐다. 선두 로하스(KT·14개)와는 4개 차, 국내 선수들 중에선 나성범(NC·12개)에 이어 강백호(KT)와 함께 공동 2위다. 아무리 부진하다 해도 박병호는 역시 박병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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