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잘했어"... 준우승 현장서 '강릉고 아빠' 이호준 코치도 울컥

목동=김우종 기자  |  2020.06.24 12:41
결승전이 끝난 뒤 강릉고 투수 김진욱(오른쪽)을 격려하는 이호준 NC 코치. /사진=김우종 기자
현역 시절 그리고 지금도 수없이 드나들고 있는 야구장이지만, 이날만큼은 밖에 선 채 경기를 지켜보는 남들과 똑같은 학부모였다. NC 다이노스의 이호준 코치(44). 그리고 그의 아들 이동훈(18·강릉고 3년) 군의 이야기다.

지난 22일 강릉고와 김해고의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 열린 서울 목동야구장. 1975년 창단한 강릉고는 8회말까지 3-1로 앞서며 45년 만의 첫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하지만 강릉고 에이스 김진욱(18)이 투구수 제한(105구)으로 9회를 다 막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결국 김해고의 집중력에 강릉고가 무릎을 꿇었다. 강릉고는 9회초 3실점하며 3-4 역전을 허용했다. 9회말 기적은 없었다. 김해고의 우승이었다.

경기장 밖에는 양 팀 학교 학부모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로 학부모들의 출입이 제한된 이번 대회.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지 못해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와 어머니들이었다. 그 곳에는 이호준 코치도 있었다. KBO 리그 경기가 없는 월요일 저녁, 그의 2남 1녀 중 장남이 뛰고 있는 학교의 경기를 보기 위해 목동구장을 찾은 것이다.

결승전이 끝난 뒤 현장에서 만난 이 코치는 특유의 호탕한 말투로 "슬프네 참…. 우승하는 줄 알았더니"라면서 울컥했다. 이미 몇몇 강릉고 선수들은 그라운드 안에서 눈물을 쏟은 뒤였다.

경기가 끝난 뒤 밖으로 나와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최재호(왼쪽·75번) 강릉고 감독. /사진=김우종 기자
이 코치의 아들 이동훈은 투수로 뛰고 있다. 이번 대회서는 서울컨벤션고와 16강전에 선발 등판, 4⅓이닝(67구) 4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4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한 뒤 5회 흔들리긴 했으나 결국 팀은 11-7로 승리했다. 또 대전고와 4강전에서는 팀이 9-0으로 앞선 8회 등판해 2이닝 3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이 코치는 "최재호 (강릉고) 감독님이 '아마야구의 김성근'이라고 불리신다. 아들이 졸업한 중학교 감독님도 추천해 1학년 때 강릉고로 전학을 왔다"면서 "최 감독님을 믿고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덕수고와 신일고 감독을 역임하면서 수차례 황금사자기와 청룡기 대회를 제패한 명장으로 평가받는다.

경기 뒤 밖에서 다른 학부모들 및 선수들과 한데 엉킨 이 코치는 아들 친구들과 후배들을 따뜻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이날 투혼을 보여줬던 '에이스' 김진욱과도 반갑게 악수를 나눈 뒤 "잘 던졌다"면서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함께 전했다. 이 코치는 "그래도 본인(아들) 야구라, 나는 마음 편하게 본다. 결승전까지 갔으니 잘 했다. 전국대회서 처음 공을 던져보기도 했으니….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아직 더욱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며 뜨거운 부정을 감추지 않았다.

강릉고 선수들이 가족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지난 2017년 9월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기서 아버지 이호준과 시타를 한 아들 이동훈(가운데) 군, 그리고 시포를 한 막내 아들 이동욱 군(왼쪽)이 미소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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