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한화에서 주전 자리를 내주고 힘든 시기를 보내던 지난 해 11월, 정근우는 2차 드래프트에서 LG의 부름을 받았다. 역시 스타 내야수(유격수) 출신인 류중일(57) LG 감독은 정근우에게 지난 해까지 주전이던 정주현(30)과 함께 2루를 맡기겠다고 했다.
그러나 세월의 힘을 이겨내기는 쉽지 않은 것일까. 정근우는 2루 수비에서 부쩍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25일 현재 39경기 출장에 8개의 실책을 저질러 리그 전체 1위의 불명예를 안고 있다.
SK 시절이던 2007년 111경기에서 기록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실책(20개)에 벌써 절반 가까이 도달했다. 지난 23일 잠실 키움전에서는 1-1로 맞선 2회 서건창의 땅볼 때 포구 실책을 범해 뼈아픈 역전 결승점을 허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류중일 감독은 “(정근우가) 움직임이 예전 같지 않다”고 아쉬워 했다.
올 시즌 LG의 선발 2루수 출장은 정근우가 24경기, 정주현이 20경기로 엇비슷하다. 상대 투수와의 성적 등을 고려해 번갈아 내보내고 있다. 정주현이 2루를 맡으면 정근우는 지명타자로 나서기도 한다.
그러나 류 감독은 정근우를 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정주현의 타격 기록이 좀 낮아서 정근우를 영입했는데,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잘 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근우에게는 수비 못지 않게 공격에서도 팀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부응하듯 정근우는 25일 키움과 잠실 더블헤더 1차전에서 2번 지명타자로 나와 3타수 3안타를 올리고, 2차전에서는 2루수로 선발 출장해 2타수 1안타를 때렸다.
정근우는 프로 통산 16시즌 동안 1714경기에서 6173타수 1868안타, 타율 0.303을 기록 중인 타자다. 안타 수는 현역 타자 중 박용택(LG·2478개), 김태균(한화·2184개), 김주찬(KIA·1887개)에 이어 4위에 올라 있다. 실책 1위에도 류중일 감독이 그를 변함 없이 중용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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