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처벌이 된다" SK, 구단 자체 징계 없는 이유 [★이슈]

인천=심혜진 기자  |  2020.07.31 05:09
경기를 마치고 SK 선수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SK 와이번스에 2000만원 벌금 징계를 내렸다. SK 퓨처스팀 논란에 연루된 선수 6명도 무더기 징계를 받았다. 이렇게 일단락됐다. 그런데 팬들 사이에서는 구단 추가 징계가 없는 것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KBO는 30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SK와이번스 퓨처스팀 선수단의 음주 및 무면허 운전, 선후배 폭행 사건, 미신고 은폐 의혹과 관련해 심의했다. SK에게는 선수단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물어 2000만원 제재금을 부과했다.

훈계를 목적으로 후배에게 폭행을 가하는 등 경기 외적인 폭력 행위를 한 김택형(24)과 신동민(24)에게 3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500만원, 후배 선수들에게 얼차려 등을 지시한 정영일(32)에게는 10경기 출장 정지를 부과했다.

경찰 적발 여부를 떠나 구단 자체 조사를 통해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확인된 서상준(20)과 무면허 운전을 한 최재성(20)에게는 30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200만원, 사회봉사활동 40시간이 부과됐다. 동료의 음주와 무면허 운전을 방조한 전의산(20)에게는 15경기 출장 정지의 제재를 부과했다.

이후 구단의 추가 징계 소식이 없자 팬들 사이에서는 비난이 일었다. 특히 음주운전을 한 서상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왜 임의탈퇴 징계를 내리지 않느냐는 것이다. 음주운전은 살인행위와 다를 바 없다는 사회적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단들도 최고 수위의 징계를 내리곤 한다. 이미 지난해 SK 강승호와 LG 윤대영이 임의탈퇴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SK는 구단 징계위원회를 열지 않았다. 왜일까. 결과만 말하면 이미 자체 징계를 내렸기 때문이다.

보통 KBO의 징계 결과가 나온 뒤에 구단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추가 징계를 내리는 것이 일반적인 순서다. 그런데 SK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이미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를 내렸다. 그 이후 사건이 KBO에 알려졌고, 상벌위의 처분을 받은 것이다.

또 다시 자체 징계를 내리게 된다면 SK가 두 번이나 처벌을 하게 된다는 것이 구단 측의 설명이다. KBO 징계까지 하면 삼중 징계가 된다는 해석이다.

SK 관계자는 "구단 내부 징계 규정이 있다. 그 때 그 때 분위기와 여론에 따라 징계가 좌지우지 된다면 자칫 여론 재판으로 흐를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다만 SK는 이 사안의 엄중함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경찰에 적발되지 않았고, 혈중알코올농도도 알 수 없는 상황임에도 구단 내규 최대 벌금인 1000만 원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3주간은 템플스테이에 참여하도록 했다.

추가 징계를 내리는 대신 SK는 구단 내규를 강화했다. KBO 징계가 나온 후 사과문을 통해 "선수들이 폭력, 성범죄, 음주운전(무면허운전), 도박 등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여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 잘못의 정도에 따라 '원 스트라이크 아웃(퇴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존 선수단 관리규정을 개정하고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 이와 함께 비록 훈계 목적이라도 선수단 내 얼차려, 체벌 행위가 재발 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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