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스 감독은 1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서 특별한 일화를 들려줬다.
시간을 거슬러 1985년. 네바다대 소속의 윌리엄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야구 선수로서 한국을 찾았다. 한·미 대학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이 경기에는 현재 LG 트윈스의 사령탑, 류중일(57) 감독도 한양대 소속으로 한국을 대표해 뛰고 있었다.
류 감독은 최근 지인으로부터 이 대회의 흑백 사진 한 장을 받았다. 사진에는 윌리엄스가 2루 도루를 시도하다 류중일에게 태그 아웃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류 감독은 "사진을 보니 내가 수비를 하고 있고, 윌리엄스가 도루하다 아웃이 되고 있더라. 윌리엄스 감독한테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게 너고, 이게 내다(나다)'라 말하려 한다"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류 감독은 브리핑 후 잠실구장 원정 감독실을 찾아가 함께 사진을 보며 잠시 추억에 잠겼다.
윌리엄스 감독은 "1985년 대회 때 사진을 류 감독과 함께 봤다. 그 때에는 (내가) 머리카락도 있더라"면서 "근데 당시 상황이 아웃이라 아쉬웠다. 내가 2루 도루를 하면 늘 그랬던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윌리엄스 감독은 당시 서울의 풍경을 떠올렸다. 그는 "이태원에 갔었다"면서 "이태원에서 밖으로 나오는데 갑자기 사이렌이 울렸다. 경기를 치르기 위해 호텔로 와 버스를 타야 하는 상황이었다. 택시를 탔는데 다른 차들이 다 멈춰 있더라"고 말했다. 정황으로 볼 때 당시 민방위 훈련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윌리엄스 감독은 "그래서 내가 타고 있는 택시 기사님께 빨리 가달라고 했다. 그 때 어떤 상황인지 정확하게 이해를 하지 못했다. 호텔에 내렸는데, 군인들이 안 좋은 표정을 짓고 있던 게 기억이 난다. 그 기억이 가장 선명하게 남아 있다. 또 폴로 셔츠를 1달러를 주고 샀던 기억도 난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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