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재인 "나와 같은 성피해자들에게 힘 됐으면"[전문]

공미나 기자  |  2020.09.22 14:18
/사진=장재인 인스타그램

가수 장재인이 10년 넘게 고통을 겪게 한 사건을 꺼내놓으며, 같은 상처를 입은 이들을 위로했다.

장재인은 22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다"며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장재인은 사건 1년 뒤 잡힌 범인이 또래 남자아이였다며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그렇게 됐다더라"고 전했다.

이어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라는 생각에 가슴이 무너졌다"고 회상했다.

장재인은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니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며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자신과 같은 일을 겪은 가수들을 보며 힘을 얻었다며 "저도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앞서 장재인은 이날 오전 긴 시간 겪은 정신적 고통을 고백했다. 그는 17살 때 처음 발작이 시작, 18살 때 한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발작·호흡곤란·불면증·거식폭식 등을 겪었다며 현재는 많은 증상이 호전됐다고 전했다.

다음은 장재인 인스타그램 글 전문

감사합니다.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어요.

그 이후 저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음.. 제 또래의 남자분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어요.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보더라고요.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어요.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돌아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 건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예요.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어요.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들에게 힘이 됐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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