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고 퍼트 "연습은 YES, 실전은 Oh, NO!"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2020.10.12 07:00
눈을 감고 퍼트하는 세르히오 가르시아. /PGA 홈페이지 캡처
세르히오 가르시아(40·스페인)가 지난 5일(한국시각) 미국 미시시피주 잭슨 골프장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 다 아시죠.

대회 기간 중 가르시아가 눈을 감고 퍼트하는 특이한 장면이 TV 카메라에 여러번 잡혔습니다. 그런데 성적까지 좋아 큰 화제가 됐습니다. 가르시아는 “퍼트가 안 돼서 그립을 바꾸는 등 여러 시도를 했는데도 잘 안됐다. 눈을 감고 퍼트한 지는 3년이 됐다. 눈을 감고 시도한 퍼트가 70∼75% 된다. 2017년 마스터스에서도 눈 감고 퍼트해 우승했다”고 말했습니다.
 
가르시아 우승 후 제가 속한 골프 동호회 단톡방에 어느 회원이 “나도 이제부터 눈 감고 퍼트할 건데, 여러분들도 한 번 시도해보세요~”라는 글을 올리더군요. 명색이 골프 칼럼니스트인 제가 가만 있을 수 있습니까. 그래서 바로 “연습 삼아 한 번 해보는건 괜찮은데 실전에 써먹을지는 신중하게 검토하세요~”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눈을 감은 채 스트로크하는 건 프로 선수들 사이에서 어느 정도 일반화된 퍼트 연습법이죠. 눈을 뜨면 눈동자가 움직여 여러 물체를 보게 되고, 집중력이 훼손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또 시각 정보가 주는 긴장감에 몸이 굳을 수 있고 눈을 감으면 리듬감과 본능적인 거리감을 살릴 수 있다고도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실전에서 따라 해서 나쁠 건 없습니다. 비제이 싱과 파드리그 해링턴, 렉시 톰슨 등도 경기 중 눈을 감고 퍼트하는 장면이 목격됐습니다. 그런데 이 선수들은 최악의 상황에서 극약 처방으로 잠깐 이 방법을 쓴 것일 뿐입니다. 가르시아처럼 오랜 기간 눈 감고 퍼트하는 선수는 없습니다. 가르시아의 눈 감는 퍼트도 성적이 그리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지난 시즌 퍼트 187위였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드라이브와 아이언샷의 정확성은 최고였으나, 퍼트는 28위에 그쳤습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지난 5일(한국시간) 샌더슨 팜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16번 그린에서 퍼트를 놓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러면 아마추어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아, 저렇게 눈 감고 일시적으로 효과를 보는 프로 선수가 있구나”라고 지나치면 됩니다. 굳이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 번 따라 해보세요.

처음엔 공을 맞히기도 쉽지 않습니다. 공을 맞힌다 해도 거리와 방향은 엉망일 수밖에 없습니다.

몇 번 시도해보고 포기하는 이들이 대다수이겠지만, 굳이 ‘눈 감고 하는 퍼트’를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은 시즌 후 겨우내 3개월 가량 피나는 연습을 해야 됩니다.

하지만 이런 ‘사서 고생’을 할 필요는 결코 없습니다. 퍼트가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눈 감고 퍼트 연습하는 시간에 어프로치에 집중하면 골프 수준이 훨씬 좋아집니다.
 
과거 말씀드린 왼쪽 겨드랑이에 티를 넣고 하는 스윙 연습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로들이야 하루에 5시간 이상 연습하지만 아마추어야 잘 해야 1주일에 5시간 아닙니까. 연습 효과를 보기는 힘들죠. 이런 특수 훈련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야 합니다.

자신에게 익숙한 맞춤형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게 기량 향상엔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걸 잊지 마세요.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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