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PS' 홍건희-김민규 호투, 경험 부족? '팀 두산' 있잖아 [PO잠실]

나란히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 나섰고, 좋은 투구를 펼친 두산 김민규(왼쪽)와 홍건희. /사진=뉴스1

두산 베어스가 KT 위즈를 연이틀 잡았다. 1승만 더하면 한국시리즈 진출이다. 투타 모두 우위에 섰다. 진짜 반가운 부분은 따로 있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을 치른 김민규(22)와 홍건희(28)의 호투가 그것이다. 개인의 경험은 없지만, '팀 두산'의 힘은 이를 커버하고도 남았다.

두산은 1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KT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불펜진의 철벽투와 김재환의 3타점 활약 등을 통해 4-1의 승리를 거뒀다.

전날 3-2 승리에 이어 이날도 이겼다. 2전 2승.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 보인다. 딱 1승 남았다. 경기 초반 위기도 있었지만, 이를 잘 넘겼다. 반대로 자신들이 맞이한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김재환이 3안타 3타점을 만드는 등 타선이 집중력을 보였다. 그렇게 두산이 승리를 품었다.

그리고 불펜이 '철벽'의 위용을 뽐냈다. 선발 최원준이 2⅔이닝 1실점으로 조기에 강판됐지만, 김민규(1이닝 무실점)-박치국(2이닝 무실점)-홍건희(2⅓이닝 무실점)-이영하(1이닝 무실점)가 올라와 6⅓이닝 무실점을 일궈냈다.

특히 홍건희가 돋보였다. 2⅓이닝 퍼펙트였다. 중요한 순간 올라와 KT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사실상 승부는 여기서 완전히 갈렸다. 또한 두 번째 투수 김민규도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팀 승리의 발판을 쌓았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홍건희가 2이닝을 너무 잘 막아줬다. 사실 홍건희에게 1이닝을 맡기고 이어 이승진-이영하로 가려고 했다. 홍건희가 워낙 좋아서 2이닝을 갔다. 홍건희가 호투하면서 향후 운영이 수월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민규도 조마조마했고, 아슬아슬했지만, 1이닝을 잘 막아줬다. 계속 좋아질 것이다"라고 더했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사진=뉴시스

더 놀라운 것은 홍건희나 김민규 모두 자신의 데뷔 첫 가을야구 등판이었다는 점이다. 누구나 처음은 어렵다. 심지어 정규시즌도 아니고 포스트시즌이었다. 그러나 당당하게 자기 공을 뿌렸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의 경험도 경험이지만, 두산이라는 팀의 힘이 나왔다고 봐야 한다. 김태형 감독 또한 "팀의 경험이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본다. 홍건희가 특히 그랬고, 김민규도 오늘은 살짝 좋지 않았지만, 좋아질 것이다"라고 짚었다.

홍건희 또한 경기 후 "두산에 와서 처음으로 가을야구를 해본다. 외부에서 봤을 때 두산만의 강함이 보였다. 오늘 직접 느껴보니 왜 두산이 잘하는지 알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2015년부터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세 번 우승했다(2015년·2016년·2019년). 현존 최강팀으로 꼽힌다. 당연히 경험도 많다. 가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이들이 있기에 포스트시즌이 처음인 선수들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이날 홍건희가 그랬고, 김민규가 그랬다. '팀 두산'의 힘이다. 확실히 두산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