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쟝센도,인디다큐페스티발도,상상마당도..위기의 독립영화계 [종합]

전형화 기자  |  2021.01.14 09:12
미쟝센단편영화제와 인디다큐페스티발이 문을 닫고, KT&G상상마당도 영화사업부를 해체하는 등 독립영화계가 위기를 맞았다.

언제나 어려움이 찾아오면 가장 약한 것부터 스러진다. 코로나19 여파로 독립영화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신예 감독 등용문 역할을 그간 해왔던 미쟝센단편영화제가 20주년을 맞는 올해 열리지 않는다. 재개될지도 미지수다.

미쟝센단편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지난 13일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미쟝센 단편영화제는 올해 20주년을 기점으로 영화제 형식의 페스티벌을 종료합니다"라고 알렸다. 이어 "올해 경쟁 부문의 공모는 없으며 20주년을 기념하는 간단한 프로그램만으로 치러질 예정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영화제 측은 "작년부터 이어져온 코로나19의 유행과 극장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 그에 따른 한국 영화계의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앞으로 단편 영화는, 또 영화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긴 고민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화제 측은 "새로운 형식으로의 전환을 통해 지속해 나갈지 여부는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마련되는 대로 별도 공지하겠다. 그동안 미쟝센 단편영화제를 사랑해 주신 관객 여러분과 감독님들에게 감사의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곡성'의 나홍진 감독, '범죄와의 전쟁' 윤종빈 감독,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 등 그간 미쟝센단편영화제를 통해 적잖은 감독들이 발굴되어왔기에, 이번 미쟝센단편영화제 소식은 영화계에 적잖은 충격을 안기고 있다.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인디다큐페스티발이 영화제 개최와 사무국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지난해 20회 행사를 끝낸 인디다큐페스티발 사무국은 "팬데믹 상황 등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영화제를 지속할 수 있는 물적 기반과 새로운 동력을 갖추기 위한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잠정 중단 이유를 전했다.

독립영화의 산실 역할을 했던 KT&G상상마당 영화사업부도 사실상 해체됐다. 영화사업부 8명 중 1명만 남았다. 5명은 권고사직으로 그만뒀으며, 권고사직을 거부한 2명은 영화와 무관한 업무에 배치됐다. 지난해 10월 KT&G상상마당 영화사업이 종료된다는 소식이 퍼지자 강유가람, 김보람 등 영화감독 18명이 '상상마당을 지켜달라'며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당시 KT&G는 "상상마당은 문을 닫지 않는다"며 더 나은 공간과 콘텐츠로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KT&G는 대행사인 컴퍼니에스에스를 통해 간접고용한 영화 사업 인력 해고에 대해 대행사의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KT&G는 "기존의 상영중심 공간에서 독립영화인들을 위한 다양한 교류 공간으로 확대를 검토 중"이라며 "기존 배급도 유지하면서 독립영화 관련 전문업체 발굴 등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CGV는 지난해 10월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으로 특화됐던 대학로와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 영업을 중단했다.

이 같은 독립영화계 위기는 지난해 내내 감지됐다. 미쟝센단편영화제 뿐 아니라 또 다른 독립영화 축제인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에 대한 흉흉한 소문도 나돌았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 위기가 닥치자 기업들이 돈 안되는 문화사업에 돈을 잠그기 시작한 탓이다. 오랜 스폰서였던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위기의 상황을 맞아 그 여파를 그대로 받은 곳도 있다.

독립영화계는 비단 상업영화 등용문으로 기능하지 않는다. 상업영화가 담지 못하는, 담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영화로 세상에 알린다. 독립영화를 영화산업의 풀뿌리라고 하는 이유다. 가장 약한 것부터 보호해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영화산업 전체가 위기지만, 가장 약한 것부터 도움이 절실하다. 더 늦으면 회생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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