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군고구마 미담'이 '고구마 타선' 자학으로 둔갑한 슬픈 사연 (feat. 박해민, 구자욱)

경산=한동훈 기자  |  2021.02.07 07:19
삼성 주장 박해민이 6일 경산볼파크서 오전 훈련을 마친 뒤 군고구마를 음미하고 있다. /사진=한동훈 기자
"고구마 먹어서 고구마 타선이라고 하면 어떡해요."

삼성 라이온즈 1군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경산 볼파크의 아침 바람은 제법 차갑다. 삼성은 선수들의 주요 동선에 기름통으로 만든 재래식 난로를 갖다 놨다. 여기에 최태원(51) 코치가 고구마를 구워 요긴한 간식거리를 만들었다.

6일, 오전 훈련을 마친 외야수들이 메인 훈련장에서 우르르 빠져나왔다. 군고구마를 하나씩 집어들었다.

캡틴 박해민(31)은 "앗! 뜨거워"를 연발하면서도 섬세하게 껍질을 벗겨가며 노란 알맹이를 음미했다. 구자욱(28)과 김헌곤(33)도 "맛있느냐"고 관심을 나타내며 공복을 채웠다.

고구마는 최태원 코치가 손수 구웠다. 삼성 관계자는 "고기도 잘 굽는 사람이 구워야 맛있다면서 손도 못 대게 하시더라"며 웃었다. 박스에 가득 담긴 고구마는 하나 하나 은박지로 싸여 있었다. '엄마 손길'이 느껴지는 최 코치의 애정이 듬뿍 담겼다.

경산볼파크에 비치된 재래식 난로. /사진=한동훈 기자
그러나 '미담'은 여기까지였다.

가장 먼저 고구마를 해체하기 시작한 박해민은 "이거 껍질 혹시 씻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해민은 "까먹기가 불편하다. 껍질 채 먹을 수 있게 씻었으면 좋겠다"며 점차 비난 수위를 높였다.

아름다운 이야기와 거리가 조금씩 멀어졌다. "최태원 코치가 직접 구웠답니다. 훈련 틈틈이 허기도 때우고 정말 만족스럽지 않나요?"라며 애써 대답을 유도했다.

박해민은 "제가 구워도 이정도는 될 것 같네요"라며 일말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목이 막힌다. 우유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반격했다. 구자욱도 가세했다. 구자욱은 "고구마를 먹었다고 하면 고구마 먹어서 고구마 타선이라고 (비난)할 것"이라며 정제되지 않은 과감한 발언을 내뱉었다.

그나마 "고구마 옆에 사이다도 필수"라 덧붙여 이번 시즌에는 '사이다 타선'이 되리라 암시했다.

이어 구자욱은 "어릴 때 돈 없던 시절 야구 할 때가 생각난다"며 헝그리정신을 떠올렸다. 박해민도 "맞다, 헝그리정신이 되살아난다. 사장님이 말씀하신 '악으로, 깡으로!'가 바로 이것"이라 맞장구쳤다.

가까스로 미담이 완성된 순간, 구자욱은 다시 한마디를 남기고 떠났다.

"이러면 이제 고액연봉자가 헝그리 타령한다고 욕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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