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과 인기' 감당 못하는 흥국생명, 4연패 외부 탓만 할 것인가

한동훈 기자  |  2021.02.17 17:08
박미희(맨 오른쪽) 흥국생명 감독이 16일 인천 IBK기업은행전에 앞서 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여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동훈 기자
"우리 선수들, 너무 과도한 관심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다."

흥국생명 박미희(58) 감독이 호소했다. 선수들이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주변의 뜨거운 관심과 시선을 감당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최근 흥국생명은 팀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간판스타 이재영·이다영(25) 쌍둥이 자매가 학교 폭력 논란의 중심에 섰다. 피해자의 최초 폭로 이후 확인되지 않은 의혹과 소문이 온라인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미 만신창이가 된 흥국생명이지만 박미희 감독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즌을 완주해야 할 처지다.

논란의 크기는 대체로 인기와 정비례한다. 종목이나 선수를 불문하고 인기가 높아질수록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기 마련이다. 스포츠 스타는 물론 많은 연예인, 사회 저명 인사들이 겪는 통과의례다. 더구나 프로스포츠는 '팬들의 관심'을 빼면 존재 가치가 없다.

지난 몇 년 사이 프로배구(V리그), 특히 여자부는 급속도로 인지도를 높여 왔다. 겨울철 스포츠 왕좌를 차지한 지 오래다. 시청률만 놓고 보면 프로야구의 아성까지 위협할 지경이다. 게다가 이번 시즌에는 '배구계의 메시'라 불리는 김연경(33·흥국생명)도 국내로 복귀했다. 화려한 멤버를 구성한 흥국생명은 단번에 최고 전력과 인기를 갖춘 팀으로 부상했다.

박미희 감독(가운데)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OVO
하지만 흥국생명을 비롯한 V리그 구성원들의 의식은 날로 급등하는 인기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이다. 미국의 사회학자 W.F. 오그번(1886~1959)은 '사회변동론(1922년)'에서 '문화지체' 현상을 주장했다. 급속도로 변하는 물질 문화를 가치관, 관념, 의식 등의 비물질 문화가 따라잡지 못해 나타나는 부조화다. 이를 V리그에 적용하면 '인기지체'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흥국생명은 '학폭' 풍랑에 휩쓸려 4연패에 빠졌다. 우승이 눈앞인데 한 시즌 농사를 마지막 6라운드에 와 망치게 생겼다. 2위 GS칼텍스와 승점 차는 어느새 5점으로 줄었다. 승점 1점이 아쉬울 상황이다. 박미희 감독은 "더 이상 다른 요인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에 방해가 되지 않게 부탁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흥국생명의 휘청이는 경기력이 외부 요인 탓이라는 뉘앙스다.

위기는 기회다.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 프로야구는 '승부조작' 파동 때도 온몸에 화살을 묵묵히 받았다. 이유를 막론하고 V리그는 지금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논란에 휘말려 이대로 좌초할지, 아니면 리그 전체가 한 단계 성숙해 확고한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을지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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