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운더→40도루→금지약물→11번째 이적, 그래도 웃는 저니맨이 있다 [이상희의 MLB 스토리]

신화섭 기자  |  2021.03.03 19:46
시카고 컵스 외야수 메이빈이 2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시범경기 전 필드에서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며 웃고 있다.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성적 부진이나 부상 등의 이유로 다수의 팀을 옮겨 다니는 선수를 가리켜 ‘저니맨(Journeyman)’이라고 부른다. 올 시즌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외야수 카메론 메이빈(34)도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저니맨이다.

메이빈은 과거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그는 2005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0번으로 디트로이트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받은 계약금은 무려 265만 달러(약 29억 원). 디트로이트가 그에게 얼마나 많은 기대를 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메이빈은 1라운드 출신답게 프로 진출 후 단 2년 만인 200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143, 1홈런 2타점으로 부진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플로리다 말린스(현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이 때만 해도 그가 ‘저니맨’이 될 것으로 전망한 이는 없었다. 장신(190cm)에 단단한 체격과 빠른 발을 지닌 그는 언젠가 빅리그에서 만개할 유망주였다.

플로리다로 이적한 후에도 주전 자리를 잡지 못한 그는 2010시즌이 끝난 뒤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2011시즌 샌디에이고 주전 중견수로 자리 잡은 그는 구단 역사상 9번째로 한 시즌 40도루를 성공한 선수가 됐다. 샌디에이고 지역신문은 역대급으로 성공한 트레이드라 언급했고, MLB.com은 메이빈의 수비를 골드글러브 수준이라며 칭송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메이빈은 2012년 샌디에이고 구단과 5년 총액 279억 원의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이 때만 해도 그는 늦게 핀 유망주의 모습으로 앞날이 창창해 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메이빈은 2014년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25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으며 움츠러들었고, 2015년에는 애틀랜타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그는 디트로이트-LA 에인절스-휴스턴-마이애미-시애틀-뉴욕 양키스-디트로이트를 거쳐 올 1월 현 소속팀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11번째 이적이며 팀은 9개에 달한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4시즌 동안 1153경기 타율 0.256(3796타수 972안타) 72홈런 354타점 186도루다.

메이빈은 지난 2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와 시범경기를 위해 미국 애리조나 주 피오리아 시에 위치한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를 찾았다. 경기 시작 약 40분 전부터 필드에 나와 작 피더슨 등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기 시작한 그는 관중석에 있는 팬들에게 두 팔을 들어 흔들며 “야구장을 다시 찾아줘 감사하다”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몸 풀기를 끝낸 메이빈은 스타뉴스와 만남에서 “지난 한 해 팬들이 없는 경기장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더 팬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깨닫게 되었다”며 “비록 여전히 야구장마다 관중 입장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팬들을 경기장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돼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경기 출전을 위해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도 관중을 향해 두 팔을 흔들며 연신 “찾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건넸다.

이상희 스타뉴스 통신원 sang@lee22.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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