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볼멘소리'... 인천 SSG, 왜 창단식을 서울에서 했을까

웨스틴조선호텔(서울)=김동영 기자  |  2021.03.31 05:12
SSG 랜더스 구단기를 흔들고 있는 정용진 구단주(앞). /사진=SSG 랜더스 제공
SSG 랜더스가 창단식을 열고 공식적으로 시작을 알렸다. 장소는 서울이었다. 연고치가 인천인데 팀의 공식적인 출발을 서울에서 알린 것. 여러 사정이 있었다. 불가피했다는 구단의 설명이다. 동시에 인천 팬을 무시해서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SSG는 30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식 창단식을 개최했다.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사장단이 자리했고, 김원형 감독 이하 선수단이 새 유니폼을 입고 섰다. 마스코트와 응원가 등도 공개됐다.

그리고 인천광역시에서도 축하를 위해 왔다. 조택상(62) 인천광역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과 신은호(67) 인천광역시의회 의장이 내빈으로 참석했고, 축사를 전했다. 축하만 한 것은 아니다. '왜 장소가 인천이 아닌 서울이냐'며 쓴소리도 했다.

먼저 축사에 나선 신은호 의장은 "정용진 부회장께서 인천과 함께한다는 강력한 의지로 인천에 상륙하셨다. 인천 야구를 사랑하는 많은 시민들의 염원을 반영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창단식이 인천이 아닌 서울에서 열리게 됐다.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구단주께서 인천 사랑이 각별하신만큼, 인천과 함께 호흡하는 SSG 랜더스의 의지를 시민들께 보여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조택상 부시장도 "인천 시민 여러분을 이 자리에서 만났어야 했다. 서울에서 행사를 하는 것 자체가 아쉽기는 하다. 그래도 함께해서 반갑다. 인천 야구팬들은 야구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 인천하면 야구, 야구하면 인천이다. 둘은 뗄 수 없다. 조만간 인천에서, 코로나19로 지친 인천 시민들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주실 그날을 기대해 보겠다"고 강조했다.

SSG 랜더스 창단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는 신은호 인천광역시의회 의장. /사진=SSG 랜더스 제공
정치권에서 연고 지역을 챙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나아가 인천 연고 구단의 창단 행사가 서울에서 열린 것이 모양이 이상한 감은 있다. SSG도 사정이 있었다. SSG 관계자는 "일부러 서울에서 한 것이 아니다. 인천 팬들을 무시해서도 아니다. 여러 요인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서울에서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단 장소 대관이다. 웨스틴조선호텔은 신세계그룹 소유다. 대관을 비롯한 행사 준비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심지어 구단 오너가 참석하는 행사였다. 일정도 촉박했다. 당장 30일 시범경기를 낮 12시로 1시간 당겨서 했다. 오후 6시 창단식을 위함이었다. 만약 인천에서 진행이 됐다면, 이동거리 부분도 걸린다.

코로나19 상황도 있었다. 많은 팬들과 함께 창단식을 하면 가장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SSG 관계자는 "팬들을 현장에 모시기 어려웠던 부분도 있다. 대신 팬들께서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기 위해 창단식 생중계를 준비했다. 재차 강조하지만, 인천 팬들을 무시하면서 서울에서 진행한 것이 결코 아니다"고 재삼 강조했다.

그렇게 창단식이 끝났다. 많은 것을 보여줬고, 가을야구 진출에 대한 다짐도 했다. 그래도 볼멘소리가 나온 것은 흠이라면 흠이었다. 인천 팬들을 위해 무언가 준비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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