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감 컸다" 추신수 홈런 치고도 '정색', 그라운드서 웃지 않은 이유

인천=김우종 기자  |  2021.04.09 05:00
8일 인천 한화전에서 5회 수비에 들어서는 모습. /사진=뉴스1
그토록 바라던 안타가, 그것도 홈런으로 터졌지만 추신수(39·SSG)는 어떤 기쁨도 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차갑게 정색하며 차분하게 그라운드를 돌았다. 경기 후 만난 그는 "그동안 부담감이 컸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 부담감을 날려버리는 홈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신수는 평정심을 잃지 않았던 것이다.

SSG는 8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6-4로 승리했다. 위닝시리즈에 성공한 SSG는 3승 1패를 마크했다.

추신수는 개막 후 4경기 만에 안타 맛을 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3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1회에는 상대 우익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첫 홈런은 3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왔다. 한화 선발 킹험의 높은 초구 체인지업(137km)를 제대로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KBO 무대 첫 안타, 홈런, 타점, 득점을 모두 올린 순간이었다.

앞서 7일 경기까지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추신수였다. 올 시즌 한국 무대에서 처음 뛰는 그는 많은 훈련 루틴을 생략한 채 개막을 맞이할 수밖에 없었다. 본인이 원하는 대로 훈련을 하지 못해 여전히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다.

추신수는 또 중요한 안타를 쳐냈다. 팀이 3-4로 뒤진 4회 2사 1,2루 기회. 추신수는 바뀐 투수 김범수를 상대로 우전 동점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가볍게 배트를 돌리면서 상대 시프트를 완벽하게 깨트리는 깔끔한 안타였다. 이번에도 추신수는 1루에 간 뒤 특별한 세리머니도, 감정 표출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다음 플레이에 임했다.

8일 경기 후 취재진 앞에 앉은 추신수. /사진=김우종 기자

경기 후 취재진과 마주한 추신수는 "이 자리(인터뷰실)에 빨리 왔어야 했는데 늦은 감이 있다"고 입을 뗀 뒤 "한국 야구에 빨리 적응을 해야 하는 위치다. 나름대로 스윙도 많이 하면서 노력했다. 그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부담감이 있었다. 메이저리그에서 왔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뭔가를 빨리 하고 싶었다. 하지만 잘 안 돼 심적으로 부담이 컸다. 이제는 안타를 쳐서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홈런 후 감정 표출을 자제한 이유에 대해 "사실 홈런을 쳐도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편이다. 좋을 때 기뻐하고, 안 좋을 때 우울해 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제일 어려운 건 중간에서 평정심을 찾는 것"이라면서 "미국서 좋은 선수들과 함께 운동을 하면서 배웠던 부분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스타일이 다르겠지만 나는 감정을 포현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끝내기 안타와 같은 상황이라면 다를 것이다. 하지만 경기를 크게 바꾸는 게 아니라면 평소엔 표현을 잘 안하는 스타일"이라고 강조했다.

팀 동료이자 후배인 최정(34)과 최주환(33)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추신수는 "굉장히 겸손한 선수들이다. 저희 팀에 전체적으로 그런 선수들이 많더라. 갖고 있는 능력이 굉장하고 KBO에서 만든 기록들이 엄청난데 그걸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러면서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선수들과 함께해 행복하다. 긍정적인 마음만 있다면 더욱 기대가 많이 되고 굉장한 팀이 될 수 있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추신수(가운데)가 홈런을 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SS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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