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LG와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8-2로 승리했다. 키움은 2연승에 성공하며 5승 4패, LG는 5승 3패를 각각 마크했다.
이날 LG가 0-5로 뒤진 6회초 공격. 2사 2루 기회서 타석에 라모스가 들어섰다. 이날 무실점 투구를 펼치던 키움 선발 스미스를 상대로 2-1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았다. 그리고 4구째.
라모스가 힘차게 때린 타구가 우중간 담장을 향해 쭉쭉 뻗어나갔다. 안타가 될 경우, 2루 주자가 충분히 홈을 밟으며 4점 차로 추격할 수 있는 상황. LG로서는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러나 라모스의 타구를 삭제한 건 이정후였다. 중견수 이정후는 빠른 발을 이용해 펜스 쪽으로 다가간 뒤 훌쩍 뛰어올라 타구를 낚아챘다. 이어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시크한 표정을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를 지켜본 키움 선발 스미스는 글러브를 낀 왼손을 뻗으며 경의를 표했다.
이정후의 슈퍼 캐치에 마음이 복잡할 듯한 코치가 있었다. 바로 이정후의 아버지인 LG 이종범 주루 코치였다.
이종범의 호수비로 아웃이 된 라모스를 향해 이 코치가 터벅터벅 다가갔다. 원망스러운 표정을 지은 라모스는 진작에 벗어버린 헬멧을 이 코치에게 건넸다. 순간 TV 중계화면에는 이 코치가 웃으며 라모스의 장갑을 받아주는 모습이 포착됐다. 아들의 호수비에는 마음이 충분히 흡족할 법하지만, 중요한 추격의 흐름에서 자기 팀 선수가 아웃된 건 분명 아쉬웠을 터다.
이날 이정후는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타점 1볼넷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에는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프레이타스의 중월 2루타 때 선취 득점을 올렸다. 이어 팀이 5-2, 3점 차로 추격을 당하던 7회에는 무사 2루 기회서 우중간 적시타를 작렬, 또 한 번 LG 추격의 흐름에 쐐기를 박았다. 8회엔 2사 1,2루 기회서 중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이정후와 함께 9번 타자로 나선 이용규는 4타수 4안타 1타점으로 펄펄 날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프레이타스 역시 4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선발 스미스도 7이닝(101구)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KBO 데뷔승을 따냈다.
2연승을 거둔 홍원기 키움 감독은 "스미스의 KBO 리그 첫 승을 축하한다. 스미스가 7이닝을 소화해줘 불펜을 아낄 수 있었다. 프레이타스가 중요한 순간마다 타점을 뽑아줬다. 중심 타자 역할을 잘해줬다. 이용규도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히 이정후에 대해 "좋은 타격 감을 보여줬다. 6회에는 호수비를 해줘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미스 역시 이정후의 호수비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경기 후 "라모스와 윈터 리그 때 멕시코리그서 같은 팀에 뛴 적이 있다. 서로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다. 오늘은 배짱 싸움을 한다는 마음으로 상대했다. 서로 원하는 걸 다 알고 있어서 누구 배짱이 더 센 지 겨뤄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면서 "이정후는 정말 잘하는 선수다. 중견수 쪽으로 공이 날아가면 믿음이 있다. 라모스의 타구도 이정후가 잡아줄 거라 확신하고 있었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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