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분위기 흔들지 말라' 20세 영건 향한 캡틴의 일침, "정말 잘했는데 제발..."

잠실=김우종 기자  |  2021.04.30 04:47
LG 캡틴 김현수(가운데).
'정말 잘했다'고 후배한테 몇 번씩 똑같은 말을 건넸다. 분명 이는 진심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팀 내 기강이 흔들리는 것까지는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 결국 주장이 총대를 자처하고 후배한테 따끔한 충고의 말을 건넸다. LG 주장 김현수(31)와 '영건' 이민호(20)의 이야기다.

LG는 29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롯데와 홈 경기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캡틴' 김현수가 승리의 주역이었다. 그는 팀이 1-2로 뒤진 8회말 2사 1,2루서 '롯데 클로저' 김원중의 초구 속구(149km/h)를 공략,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며 영웅으로 등극했다.

경기 후 김현수는 결승타 상황에 대해 "전력 분석 팀에서 속구가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올 확률이 높다고 했다. 늦지 않으려고 계속 타이밍을 잡고 있었던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주장답게 '팀'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그는 개막 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침체된 팀 타격에 대해 "저희 타자들의 잘 맞은 타구가 많이 잡히다 보니 심적으로 어떻게든 풀어 보려고 하는데 안 풀리는 경향이 있다. 시즌 중 겪는 부분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도 투수들이 잘 던져줘 이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마음을 전했다.

이어 "팀원들한테 일단 '이기자, 소극적으로 하지 말자'는 말을 한다. 이렇게 해서 패하나, 저렇게 해서 이기나 과감하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스타일이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다 떨어져 있다. 이럴 때 계속 뭐라고 하기보다는 제가 망가져서라도 웃기려 한다. 선수단 전체가 다 같이 이기려 과감하게 하다 보면 더 공격적이고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의 말 한 마디에서 계속 팀을 우선시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LG 이민호.

지난 25일 대전 LG-한화전이었다. 당시 LG 선발 이민호는 4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펼친 끝에 5⅓이닝(80구) 1피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특히 6회 1사에서 이민호가 정확히 80구째를 찍자 LG 벤치는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때 이민호가 마운드서 좀 더 던지겠다는 의욕을 내비치며 잠시 버티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당시 경기 종료를 앞두고 김현수가 벤치서 어깨동무를 한 채 이민호에게 무언가 이야기를 건네는 모습이 TV 중계화면에 포착됐다. 어떤 내용을 전했던 걸까. 그 누가 선뜻 나서서 하기 쉽지 않은, 오로지 '주장' 김현수만 해줄 수 있는 이야기였다.

"그런 모습을 좋게 본 팬 분들도 계셨지만, 팀에서는 분명 (이)민호한테 정해놓은 투구 수가 있었다. 민호가 (예전에) 몸이 안 좋았기 때문에, 그만큼의 갯수를 정해놓고 나간 거다. 어떻게 보면 당차고 자기가 마무리를 하고 싶었겠지만,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저희 팀원들을 위해서라도 민호가 정말 잘 참을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잘 던지고, 좋은 플레이를 펼친 건 맞다. 하지만 게임 전 코치님과 상의가 된 부분이다. 상의한 부분을 흔들어 버리면 팀 분위기를 흔드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미리 얘기했으니까 '좋을 때 끝내는 게 좋겠다. 정말 잘했는데, 제발 민호야. 우리 팀이 하나가 되려면 그런 부분이 지켜져야 한다'는 말을 했다."

후배, 그리고 팀을 진정으로 아끼는 마음이 없다면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올 시즌 LG는 캠프 때부터 우승이 목표라고 공언한 뒤 계속 전진하고 있다. 그리고 지금 LG 캡틴의 머릿속은 '개인'보다 '팀'으로 꽉 차 있다.
LG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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