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무슨 일 있었냐고 묻기에' 아픈 질문과 따뜻한 위로

전형화 기자  |  2021.05.07 11:08
"시는 늘 아픈 물음"이라고 믿는 김이수 시인이 154수의 시를 엄선한 새로운 시집 '무슨 일 있었냐고 묻기에'를 펴냈다.

2018년 4월 첫 시집 '흰 아침, 산이 전하는 말'을 낸 김이수 시인은 이후로도 거의 매일 새벽 뒷산에 오르거나 앞강에 노닐며 '바람이 전하는 말'을 적어 손수 찍은 사진과 함께 아침마다 SNS 친구들에게 보냈다. 그렇게 3년간 쌓인 시 600여편 중 애독자들이 선별한 154편을 새로운 시집 '무슨 일 있었냐고 묻기에'에 담았다.

시인은 시는 늘 '물음'에서 출발한다고 말한다. 그것도 아픈 물음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자기 내면을 겨냥한 아픈 질문." 과연 김이수 시인의 시는 삶의 정곡을 찌르는 물음이라 아프다. "시는 황활한 비상도 찬란한 왕관도 아니라네." "한없이 고독한 추락이고, 눈물조차 사치인 남루라네."

그래서 시인은 자연을 노래하지만 인간의 삶을 들여다보는 데까지 미쳐 서정이 서정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꽃 진 자리에 비 뿌려/ 봄이 간다, 설워말게/ 네 안에 피지 못한 봄/ 살아온 나이만큼 쟁여/애달피 울고 있을테니."

시인의 아픈 물음은 그리하여 풍자로까지 나아간다. "꽃 진 자리엔 열매 맺는데/벽보 진 자리엔 뭐가 맺히나."

"비가 와요, 어머니/ 말라 바스라지던 삶/ 눈물로 겨우 재워온 기나긴 세월 건너/자박자박 비가 와요, 어머니." 촉촉한 서정으로 삶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시인은 다시 대상을 사랑으로 바라보고 보듬는다. "사랑하는 이는 흘러가도/그의 사랑은 내 안에 남아/나 사랑으로 이 밤을 건너/누구라도 흘러가는 거야/사랑만 남긴 채 다 가지고/사랑을 위해 떠나는 거지."

아침마다 시인이 전하는 생생한 자연의 말과 사진을 보며 많은 친구들이 기쁨과 위안과 용기와 깨달음을 얻는다. 그렇기에 시인은 신이 허락하는 날까지 이 일을 삶의 보람으로 삼겠다고 한다.

김이수 지음. 일월일일 발행. 200쪽.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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