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던 '마우스'. 극 전개만큼이나 '반전'으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배우가 있다. 안재욱(50)이다.
안재욱은 지난 19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극본 최란, 연출 최준배, 제작 하이그라운드·스튜디오 인빅투스)에서 천재 뇌신경외과 의사 한서준 역을 맡았다.
극 중 한서준은 자신의 의학 성과를 위해 연쇄살인도 서슴지 않았던 사이코패스다. '헤드헌터'로 불릴 만큼 잔혹한 살인을 했고, 아들 정바름(이승기 분)을 살리고자 성요한(권화운 분)의 뇌 일부를 이식하는 냉정함을 보였다. 부정(父情)이 아닌, 남들보다 우월한 DNA를 가졌다는 믿음으로 일명 '종족 보존'을 위한 뇌 이식이었다.
한서준이 시청자들에게 선사한 공포감은 안재욱이었기에 가능했다. 그간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보여준 부드러운 이미지를 쓰고, '악(惡)' 그 자체를 보여줬기 때문. 현실 이미지와 극 중 이미지가 오버랩 됐기에, 극 초반 '연쇄살인마'라는 반전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마우스'에서 아들에게 살해 당하는 순간까지도, 반성 없이 섬뜩함을 보여준 안재욱을 스타뉴스가 만났다.
-데뷔 후 첫 악역을 맡았다. '사이코패스' 캐릭터였는데, 기존 '안재욱'의 이미지와 너무 달랐다. 이에 따른 거부감은 없었는가.
▶ 거부감은 없었다. 처음에 제안을 듣기로는 특별출연식으로 들었다. 대본을 건네 준 사무실(소속사)에서는 제 역할이 작다고 생각했나보다. 저는 이거는 그런 개념이 아닌 것 같았다. 1회만 나오더라도 하고 싶었다. 회 등장할 때 너무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소속사에 "내가 하고 싶어. 내가 꼭 하고 싶어"라고 얘기해줬다. 1회 대본을 보는 순간 꼭 하고 싶었다.
-극 중 한서준에게 느낀 매력은 무엇인가.
▶ (사이코패스 한서준을 극 중에서) 평범하게 그려놓고, 우리 일상에서 그려진 사람이었다. 하지만 반전이 너무 컸다. 그 포인트를 잘 표현한다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부분이 임팩트가 강하겠다 싶었다. 이승기, 이희준이 타이틀롤이지만, 한서준을 어떻게 보여줘야하느냐에 따라 시청자들이 빠져들 수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매력적이었다. 감독님, 작가님에게 드라마 끝나고 나서 "한서준이란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얘기했다.
-일부 배우들은 악역을 하고 나면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혹시, 안재욱도 희열을 느꼈는가.
▶ 희열을 느끼면 정말 나쁜 놈이다. 하하하. 악역은 매력이 있다. 여담인데, 악역을 하니까 일상에서 사람이 착해진다. 개성 강한 악역을 하면, 시청자들이 그 배우를 무서워 한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숫기도 없고, 말 수도 적다. 제가 이번에 해보니까, 왜 그런지 알았다. 작품에서 멋있고, 의협심 강한 역할을 하면 평상시에 조금만 조심스럽게 하면 된다. 그런데 악역은 평상시에도 나쁘게 하고 다니면 사람들이 "실제로도 못됐네"라고 한다. 그래서 평상시에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게 됐다.
-사이코패스 한서준. 연기하면서 이해가 안 된 부분도 있는가.
▶ 한서준 입장에서 보면, 그가 했던 행동이 이해가 안 되는 거는 없었다. 한서준은 자신이 살인마라고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 그에게 '살인마'라고 칭하고, 평가하는 거는 하나의 과정일 뿐이었다. 누군가의 희생이 따라야 자신이 존경 받고,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더 큰 일(의학적 성과)에 가는 과정일 뿐이었다.
-반대로, 시청자 입장에서 본 한서준은 어떤가.
-'마우스'에서 연기함에 있어 제일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이었는가.
▶ 정신적인 게 고민이었다. '표현이 잘 될까'라는 게 있었다. 한서준을 받아들일 시청자들 마음에 대한 것이었다. 일단, 저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면 '안 보면 돼'라고 하면, 제 책임이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이해를 구해야 한다. 그래서 한서준이 하는 행동에 대한 당위성이 잘 전달될까 고민을 하면서 연기한 것 같다.
-선배로 '마우스'에서 호흡을 맞춘 이승기는 어땠는가.
▶ 승기는 연기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느껴졌다. 본인이 캐릭터에 대한 연구, 고뇌가 있으니까 예뻐보였다. 말만 주인공이지, 철없이 (대사) 외우고 읊고 가는 친구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승기는 끝으로 갈수록 깊이감이 묻어난다고 할까. 그렇게 커 가는 거죠.
-과거 '한류 원조'로 큰 인기를 누렸다. 요즘 한류 스타로 불리는 후배들을 보면 어떤 느낌인가.
▶ 지금은 그 때와 완전 다르다. 그 때는 '해외 활동도 할 수 있구나' 정도였다. 해외에 가면 '한류 시작이야' '발판을 다졌어' 이런 각오가 아니었다. '이번이 마지막일 수 있어' '또 만날 수 있을까'였다. 지금 '한류'라는 단어 속에 있는 K팝 스타들은 전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준비가 되어 있는 친구들이고, 갖고 있는 콘텐츠 자체가 그 때와 비교가 안 된다.
-드라마, 영화 외에 공연이나 앨범 활동 계획은 없는가.
▶ 기회가 되고, 힘이 되면 계속 하려고 한다. 또 배우가 할 거는 계속 할 거다. 그리고 맡고 싶은, 하고 싶은 역할에 대해 늘 물어보시는데, 정해놓은 거는 없다. 저도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저한테도 도전이다. 어떤 대본을 받았을 때,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대본을 줬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한편으로 제가 자신이 없었던 대본도 있었다. 제가 못하더라도, 어떤 배우가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어떤 역할을 할지, 저도 그 궁금증에 살아간다.
-2015년 최현주와 결혼,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종종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족들과 근황을 전해 팬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안재욱은 어떤 남편이자, 아빠인가.
▶ 재미있고, 시간을 많이 갖는 아빠라고 자부한다. 주변 사람들을 볼 때, 제 스스로 가정적인 아빠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내가 볼 때는 부족한 것 같다. 속으로 답답하고 억울하기도 했다. 저 사람들처럼 해도 100점이 안 되고, 잘 해도 100점이 안 된다. 아내 생각은 다른 것 같다. 하하하. 제가 아이들을 늦은 나이에 얻어서 애들하고 노는 거를 좋아한다. 또 아내가 둘째를 어렵게 가졌다. 둘째는 2년 준비하다가 포기할 때 즈음에 생겼다. 그래서 아이들과 시간도 많이 가지려 한다. 사실, 아빠는 힘들다고 해도 힘든 게 없다. 엄마가 다 한다. 엄마가 다 챙기고, 남는 시간을 조금 채워준다. 늘 아내가 힘들다.
-앞으로 활동하는데 있어서도 연기 폭을 계속 넓혀가는 모습을 보여줄까.
▶ 무조건이다. 나를 테스트 하고, 도전해 보고 싶다. 공연할 때, 연습실에서도 그렇고, (캐릭터, 작품에) 달려드는 마음이 재미있다. 나태해지는 작업은 재미가 었다. 앞으로도 다른 뭔가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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