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센 위해 세리머니 거부했던 선수, 또 다른 감동 안겼다

김명석 기자  |  2021.06.16 06:50
지난 13일 덴마크와의 유로2020에서 핀란드 축구 역사상 메이저대회 첫 골을 터뜨리고도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위해 골 세리머니를 거부하고 있는 요엘 포얀팔로(왼쪽). /사진=포얀팔로 SNS 캡처
핀란드 축구 역사상 유로 대회 첫 골을 넣고도 크리스티안 에릭센(29·인터밀란)을 위해 골 세리머니를 거부했던 공격수가 또 한 번 전 세계를 감동시켰다. 역사적인 메이저 대회 첫 출전이나 첫 승리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요엘 포얀팔로(27·레버쿠젠)는 15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첫 메이저 대회 출전이자 첫 승리였지만, 지금은 두 가지 성과 모두 중요하지 않다"며 "지금 유일하게 중요한 건 크리스티안(에릭센)이 여전히 우리와 함께 있다는 것"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지난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덴마크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2020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거둔 조국 핀란드 1-0 승리보다, 당시 경기에서 쓰러진 덴마크의 에릭센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당시 에릭센은 전반 42분께 심장마비 증세로 쓰러진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에릭센은 5분가량 심정지 상태로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로 가까스로 의식을 찾은 뒤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이후 어렵사리 재개된 경기에서 포얀팔로는 후반 15분 다이빙 헤더로 덴마크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경기는 포얀팔로의 조국인 핀란드의 역사상 첫 메이저 대회 경기였고, 포얀팔로의 골 역시 역사적인 첫 골이었다.

하지만 포얀팔로는 골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다. 앞서 쓰러졌던 에릭센을 위해 세리머니를 거부한 것이다. 경기 전날 SNS에 "내일이면 우리의 꿈이 이뤄진다"며 고대했던 경기에서 감격적인 골을 터뜨리고도, 상대팀 선수를 더 먼저 생각한 그의 행동은 전 세계의 팬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에 그치지 않고 포얀팔로는 SNS를 통해 또 다른 감동을 안긴 것이다. 그는 "경기장 위에 있던 의료진과 구급대원, 선수들, 스태프, 가족, 친구 등 모든 영웅들에게 무한한 존경심을 보낸다"며 "크리스티안(에릭센)이 빨리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 글과 함께 포얀팔로는 덴마크전에서 세리머니를 거부하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함께 덧붙였다.

병원에 입원한 뒤 회복세를 보이던 에릭센도 이날 SNS를 통해 직접 자신의 상태를 전했다. 그는 미소를 지은 채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린 사진과 함께 "여전히 받아야 할 검사가 남았지만 괜찮다. 전 세계에서 보내주신 놀라운 응원과 메시지에 감사드린다. 나와 가족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고 적었다. 에릭센과 함께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손흥민(29·토트넘)도 지난 13일 레바논과의 월드컵 예선에서 골을 터뜨린 뒤 에릭센의 쾌유를 비는 골 세리머니를 펼친 바 있다.

유로2020 핀란드전 경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졌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15일 전 세계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SNS 게시글. /사진=에릭센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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