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7이닝 3피안타 1실점 시즌 6승(4패)
투수의 컨디션에는 업다운이 있게 마련이다. 한 해 잘 던지다가도 다음 해 부진할 수 있고, 한 시즌 중에도 몇 경기 호투하다 연거푸 난조에 빠지기도 한다. 결국 발빠른 변화로 그 기복을 줄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류현진(34·토론토)은 영리하고 대단한 투수임에 분명하다. 앞서 6월 5일 휴스턴전(5⅔이닝 7실점)과 1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6이닝 3실점)서 연달아 한 이닝에 3~4점씩을 내주더니, 곧바로 16일 뉴욕 양키스전(6이닝 3실점)과 이날 볼티모어전(7이닝 1실점)에서 호투하며 부진을 씻어냈다.
이날 경기 중에도 그랬다. 본인도 "체인지업이 고민"이라고 했듯, 필자의 눈에도 과거 류현진의 체인지업은 오른손 타자를 상대할 때 바깥쪽(가끔은 몸쪽)으로 날카롭게 휘어나가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밋밋하게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1회 상대 2번 우타자 트레이 맨시니에게 맞은 홈런도 체인지업(시속 81.9마일·약 132㎞)이었다. 가운데로 들어가다 몸쪽으로 떨어져야 하는데 맨시니가 변화 직전에 잘 때렸다.
그러자 류현진은 곧바로 투구 패턴을 싹 바꿨다. 체인지업 대신 빠른 공의 비중을 높였다. 볼 스피드도 오랜만에 93마일을 넘어 6회에는 최고 93.6마일(약 151㎞)까지 나왔다. 피칭 후반으로 갈수록 오히려 구속이 증가한 이유 역시 힘을 적절히 안배하는 노련함의 결과로 풀이된다.
주무기인 변화구도 절묘하게 섞어 던졌다. 5회 우타자 마이켈 프랑코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을 때 던진 커터는 마치 타자 뒤쪽에서 공이 잡히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몸쪽 깊숙이 들어갔다.
이렇듯 상대의 심리를 역이용하며 타자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볼 배합을 보면서 역시 류현진은 순간순간 대처 능력이 다른 투수들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토론토는 비록 승리하기는 했지만, 불펜과 수비에서 여전히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 다음에 등판한 트렌트 손톤은 8회 곧바로 3점을 내주며 6-4까지 쫓겨 승부가 뒤집힐까 걱정을 안겼다. 내야진 역시 유격수 보 비셋의 수비는 불안하기 짝이 없다. 유격수는 마커스 시미언이 맡고 비셋은 지명타자로 나서는 게 나아 보인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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