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6⅔이닝 4실점 시즌 7승(4패)
7회 1사까지 류현진(34·토론토)의 투구는 완벽했다. 특히 7회 선두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에 기가 막힌 체인지업(시속 80마일·약 129㎞)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오른손 타자에게는 그렇게 바깥쪽으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던져야 한다.
그러나 곧바로 그런 일들이 벌어지리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류현진은 순식간에 4점을 내주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바로 그런 게 야구이다.
2루타와 안타 뒤 스티비 윌커슨을 3루 땅볼로 잡은 것까지는 괜찮았다. 그런데 2사 1, 2루에서 마이켈 프랑코를 볼카운트 1-1에서 내리 3개의 볼을 던져 출루시킨 것이 찜찜했다.
아니나 다를까. 페드로 세베리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더니 팻 벌레이카의 타구는 포수 앞에서 이상하게 바운드가 돼 내야 안타를 내주고 말았다. 타자에게는 행운의 안타였지만, 류현진에게는 운이 따르지 않은 셈이다.
투수에게는 그런 날이 있다. '아차, 잘못 던졌구나!' 싶을 때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서 잡히면 운이 따르는 것이다.
결국 점수를 많이 앞서고 있다 해도, 주자를 자꾸 쌓아두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경기 후 통화에서 류현진에게 "빨리 잊어버리고 앞으로 잘 할 일만 생각하라"고 얘기해줬다.
최근 들어 류현진이 등판했을 때 토론토 타선이 자주 폭발하고 있다. 이날 12득점, 그리고 지난 21일 볼티모어전 6점, 16일 뉴욕 양키스전에선 5점을 뽑았다. 그만큼 이제 동료 타자들이 에이스 류현진을 믿고 '우리가 치기만 하면 이긴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결과가 아닐까 생각된다.
7회 4실점이 '옥에 티'였지만 류현진이라고 매번 잘 던질 수는 없는 일이다. 볼티모어도 비록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이지만, 팀 OPS(0.687)는 리그 5위일 만큼 만만치 않은 타선을 지니고 있다. 그런 팀을 7회 1사까지 꽁꽁 묶었다는 점이 류현진의 호투를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김인식 KBO 총재고문·전 국가대표팀 감독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고문은 한국 야구를 세계적 강국 반열에 올려놓은 지도력으로 '국민감독'이라는 애칭을 얻었습니다. 국내 야구는 물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도 조예가 깊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으로서 MLB 최고 스타들을 상대했을 뿐 아니라 지금도 MLB 경기를 빠짐 없이 시청하면서 분석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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