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못한 '난적' 만났을 때의 라운드 비결 [김수인의 쏙쏙골프]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  2021.08.10 07:00
김수인 골프칼럼니스트.
지난 8일 도쿄 올림픽이 끝났는데 올림픽 이야기 하나 하겠습니다. 밥먹는 것보다 탁구가 더 좋아 어려서부터 '탁구 신동', '탁구 천재'란 소리를 듣고 자란 신유빈(17). 크고 맑은 눈망울로 야무진 플레이를 보여준 그를 보며 "오랜만에 탁구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는 국민이 많았습니다.

그는 결정적인 득점을 올릴 때마다 독특한 기합을 내질렀는데요. 그 소리가 마치 병아리의 '삐약' 소리와 비슷하다 해서 '삐약이'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죠. 하지만 당돌한 그도 열일곱 어린 나이는 숨길 수 없었습니다.

개인 단식 2회전에서 니시아리안(룩셈부르크)을 4-3 대접전 끝에 눌렀는데요, 첫 세트는 2-11로 완패를 당했습니다. 왜일까요? 니시아리안이 58세의 백전노장으로 신유빈에게 나이로는 할머니뻘이어서 잔뜩 주눅이 들었기 때문으로 보였습니다.

이처럼, 골프에서도 난감한 동반자를 만나는 일이 가끔 있게 됩니다. 필자의 직장 후배인 A는 흔들림 없는 80대 중반 실력을 갖춰 내기의 강자로 이름났습니다. 어느날 A는 친구 B와 라운드를 하게 됐는데, B가 갑자기 손목을 다쳐 B의 부인이 대타로 나오게 됐습니다. B의 부인은 50대 중반이지만 국가대표 배구선수 출신이었는데, A는 속으로 "은퇴한지 20년이 넘었는데 잘 치면 얼마나 잘 치겠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첫 홀을 맞았습니다.

B의 부인은 1번홀부터 프로급인 220m 가까운 드라이버샷 비거리를 낸 데 이어 아이언샷도 정확해 파 행진을 하는 게 아닙니까. 코가 납작해진 A의 스코어는 보나마나죠.

또다른 난적은 이상한 폼의 소유자입니다. 온몸을 뒤흔들며 샷을 하는데도, 비거리는 200m 가까이 나가고 방향은 늘 페어웨이를 지키니 동반자들이 '멘붕'에 빠질 수밖에 없죠. 필자가 만난 가장 특이한 폼은 용변 보는 자세로 드라이버샷을 날리는 데 페어웨이 중앙에 230m를 떨어뜨리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중견 정치인은 전혀 레슨을 받지 않고 독학을 한 탓인지, 개구리가 '폴짝~' 뛰듯이 드라이버를 때려 동반자들이 매번 배꼽을 잡고 웃는답니다.

하여간 예기치 않은 난적들을 만났을 때는 18홀 내내 망가지기 십상입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될까요. B의 부인처럼 무시무시한 장타자를 만나면 일단 고개를 돌려 외면하는 것입니다. 남의 장쾌한 샷을 보게 되면 뇌가 충격을 받아 자신의 샷이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심하게 등을 돌리면 동반자에게 결례가 되므로 살짝 자세를 바꾸고 입으로는 "굿 샷!"하면 비난을 받지 않게 됩니다.

또 이상한 폼을 가진 자와 플레이를 할 경우엔 "오늘은 그냥 웃으면서 18홀을 보내자~"고 마음을 비워야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렇지 않고 욕심을 낸다면 스코어는 스코어대로 못내고, 분위기는 분위기대로 나빠지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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