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악플·DM' 테러... 선수단은 팬의 '욕받이'가 아니다

김동영 기자  |  2021.10.01 10:40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이글스 감독.
일부 팬들의 도 넘은 '악플 테러'가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삐뚤어진 '팬심'이다. 응원하는 팀을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이글스 감독은 지난 달 26일 "요즘 패하라는 메시지가 많이 온다. 심준석을 지명하기 위해 경기에서 지라고 한다.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덕수고 2학년 투수 심준석은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 나온다면 1순위 지명이 유력하다. 이미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진출 이야기도 있다. 드래프트에 신청을 하지 않으면 뽑을 수가 없다. 혹 내년에 부상을 입을 수도 있고, 부진할 수도 있다. 아직은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팬들의 맹목적인 '심준석 사랑'이 문제다. 아직 프로에서 공 1개도 던지지 않은 선수인데도 자기 팀에 오면 모든 것을 바꿔줄 것이라 믿는다.

현재 한화는 10위다. 이대로면 2023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권을 갖게 된다. 그런데 9위 KIA와 승차가 얼마 되지 않는다. 일부 팬들이 '우리 팀이 9위가 될 수도 있다'는 이상한 불안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감독에게 메시지를 보내 "패하라"고 한다.

감독에게 승부조작을 종용한 셈이다. 이것도 악플 테러다. 포털사이트에서 댓글 기능이 사라진지 1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현장의 선수들과 코치, 감독들은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LG 트윈스 오지환.
자신이 좋아하는 팀, 응원하는 구단이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비판도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욕'을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프로 팀 사령탑에게 패배를 주문하는 것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현재 팬들은 SNS를 통해 다이렉트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응원 메시지도 있지만, 욕을 하는 경우도 많다. SSG 최주환은 시즌 초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받았다고 한다. 전 키움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도 팬으로부터 '인종차별 DM'을 받았다.

오랜 시간 악플에 시달려 온 오지환(LG)은 지난해 악플러들을 대거 고소했고, 지난 6월 한 40대 남성이 벌금 5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기도 했다. '악플과의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오지환처럼 경찰에 고소하는 것도 보통 일은 아니다. 야구에 집중하지 못하고, 경찰서를 오가는 것이 달가울 리 없다. 그렇기에 대다수의 선수, 코치, 감독들은 그냥 참는다. 울컥하는 마음에 맞대응이라도 했다가는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팬에게 그러나'는 비난까지 가중될 뿐이다.

팬들이 변해야 한다. 팬이 있기에 프로야구가 있다. 맞다. 좋지 못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내 기분이 나쁘다고 하여 그들에게 테러를 가할 권리는 그 누구도 주지 않았다. 선수들과 코치들은 팬들의 '소유물'이 아니며 '욕받이' 또한 아니다. 선은 넘지 말아야 한다.

/그래픽=김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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