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2021년은 '놀라움' 그 자체다. 하위권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았는데 현실은 '우승 경쟁팀'이다. KT 위즈와 공동 1위. 6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그 중심에 '효자 FA' 오재일(35)이 있다. 안 데려왔으면 큰일날 뻔했다.
올 시즌 삼성은 초반부터 꾸준히 상위권에 있었다. 5월부터 보면 가장 낮은 순위가 5위인데 그것도 딱 하루다(6월 5일). 3위를 유지하다 9월 중순 2위를 꿰찼고, 지난 23일에는 1위까지 올라섰다.
투타 전력이 좋다. 데이비드 뷰캐넌-백정현-원태인 선발 트리오가 16승-14승-14승을 만들었다. 6년 만에 10승 투수 3명 배출이다. '끝판대장' 오승환이 44세이브를 따내며 구원왕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방망이도 좋았다. 구자욱이 20-20 클럽에 가입했고, 강민호도 3할에 가까운 타율에 20홈런에 근접한 수치를 찍고 있다. '캡틴' 박해민도 공수에서 맹활약했고,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는 팀 내 홈런 1위(28개)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오재일이 있다. 시즌 전 4년 최대 50억원에 계약하며 두산을 떠나 삼성에 왔다. 삼성이 데려온 이유는 명백했다. '거포 1루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마침 딱 맞는 자원이 시장에 나왔고, 삼성이 달려들어 데려왔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1986년생으로 올 시즌 35세다. '노쇠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나이. 그래도 삼성은 확신이 갖고 거액을 썼다. 그리고 오재일은 첫 시즌부터 '돈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118경기에서 타율 0.283, 24홈런 95타점, OPS 0.871을 찍고 있다. 1루 수비도 리그 최고를 다툰다. 든든하다. 50억원이 아깝지 않은 선수라는 평가다.
2017~2019년은 다린 러프가 있었기에 1루 고민이 없었다. 그러나 러프가 떠나자 바로 구멍이 됐고, 막을 선수가 필요했다. 오재일이 오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
덕분에 외국인 타자를 반드시 1루수로 뽑지 않아도 돼 외야수 피렐라를 영입했다. 피렐라 또한 타율 0.286, 28홈런 95타점, OPS 0.851을 찍으며 효자 외국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은 정규시즌 1위를 노린다. 2015년 이후 6년 만이다. 오재일 한 명 덕분에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재일이 없었다면 정규시즌 1위 경쟁은 불가능했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이 '현질'의 대가를 달콤하게 누리고 있다. '이맛현'이라 했다. '이 맛에 현금 쓴다'는 의미다. 딱 필요한 선수였기에 과감하게 나섰다. 데려왔더니 잘한다. 돈을 쓴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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