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레이브걸스는 용감한형제의 스타일을 벗어나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한 팀이다.
▶ 그 친구들은 두 가지가 들어갔다. 나는 음악을 만들면서 초창기부터 대중성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대중이 좋아해 주지 않는 음악은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 혼자 만들어서 나 혼자 듣는 음악이 어떻게 음악일까 싶었다. 그래서 브레이브걸스도 대중성에 초점을 맞췄다. 대중성에 초점을 맞추며 여러 가지 새로운 걸 집어넣었더니 이도 저도 아닌 게 됐다.
- 이도 저도 아니었던 시기가 언제였나.
▶ 브레이브걸스 1기일 때, 3집 '요즘 너'에서 정장을 입혔다.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싶으면서도 음악은 그 당시 유행하는 팝을 했다. 지금 대중들은 초기 발표한 '아나요'도 그렇고 브레이브걸스 음악을 다 명곡이라고 하긴 하지만. 당시엔 이런저런 색깔 넣다 보니까 콘셉트 대한 시행착오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사실 그때는 매니지먼트를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 음악 좋고, 옷 잘 입으면 다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다.
저도 이제 경험을 많이 했다. 가수가 잘 되려면 모든 게 다 맞아야 한다. 언론, 방송, 멤버들의 매력... 그런 게 다 맞았을 때 잘 되는 순간이 온다. 저 혼자 노래만 잘 만든다고 되는 게 아니다.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고, 직원도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해줘야 한다. 처음엔 '음악만 좋게 만들고 되겠지'라는 생각이었지만, 서서히 자신감이 떨어졌다. '이게 아니구나, 잘못하면 회사가 박살 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 그런 고민하면서도 계속 브레이브걸스를 유지시킨 이유가 무엇인가.
▶ 제 저작권료가 있었다.
- 저작권료가 월 20억 원으로 알려져 있다.
▶ 그건 아니다. 그래도 저작권료가 회사를 이끌어 올 수 있는 기반이 됐다. 2012년 법인을 설립해서 이제 9년이나 됐다. 항상 회사 자체는 굉장히 힘들었다.
회사는 힘든데 그 와중에 사옥도 지었다. 남들이 볼 때 '어디서 돈을 버나' 싶었을 거다. 나름대로 프로듀싱을 계속하고 저작권료를 받으면서도 경영과 재테크 공부를 했다. 회사를 굴릴 수 있는 방법을 계속 공부한 거다. 제가 모자람이 많아서 회사를 어떻게 움직일까 공부하며 꾸역꾸역 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
- 쓴 곡 중에 걸그룹 히트곡이 많은데, '어떻게 남자가 이런 곡을 쓰지?' 싶은 곡들이 있다.
▶ 나도 의문이다. 이상하게 마이너 코드가 너무 좋고, 멜로디 라인 쓰다 보면 여자 노래를 쓸 때 내 가슴이 울린다. 심장이 쿵쾅쿵쾅 한다. 곡을 쓰고 내가 가이드를 하고 모니터 하면, 못 들을 정도로 못 부른다. 오토튠을 걸어서 가이드 뜨면, '아 잘 되겠구나'라는 느낌이 온다.
- 타고난 감성이 있는 것 같다. 어릴 때 혹시 순정만화나 같은 소녀 감성이 있는 작품들을 많이 접했나.
▶ 그런 건 아예 못 본다. 만화책은 안 좋아한다. 제가 40살 전까지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좋아했다. '니모를 찾아서' 같은 감동 스토리를. 웬만한 애니메이션 영화는 다 봤다. 요즘은 그런 걸 잘 안 봐서 주위 형들이 '너 까졌다(?)'라고 한다. 그래서 걸그룹 감성 곡이 안 나온다고 놀리기도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하하. 나도 이제 마흔 중반이 다 돼 간다. 나도 신기한 게 마흔 전에는 그런 애니메이션을 볼 때 왜 그렇게 재밌었나 모르겠다. 지금은 그 감성이 좀 없어진 것 같다.
- 브레이브걸스에 대해서는 "내가 기다린 게 아니라 애들이 버텨준 거다"라는 말을 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였을 수도 있는데.
▶2기도 교체된지 5년이었다. 군부대 행사를 계속 보낸 것도 기름값도 안 나오는 적자였다. 제가 프로듀싱하는 걸 사랑한다. 제 직업을 너무 사랑한다. 이걸 안 놓치고 싶다. 여런 걸로 부귀영화 누리고 이런 것보다도. 브레이브가 한 가요 기획사로 자리잡아서 세계 시장에도 알리고 이런 걸음을 걸어온 회사라는 걸 남기고 싶다. 이걸 일할 때 가장 행복하고, 음악 얘기 할 때도 가장 재밌다.
-브레이브걸스는 팬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하하하하. 팬들이 DM으로 나한테 군만두를 보냈다고 하더라. 영화 '올드보이'처럼 아무일도 하지 말고 오로지 음악만 만들라는 거다. '치맛바람'이 잘되니 팬들이 '오늘은 양장피 드시라'고 메시지를 보내더라. 지하에 가둬 놓은 짤도 많이 만들었더라. 너무 재밌다. 하하하하
-인터뷰③에 계속
김수진 기자 (skyarmy@mtstarnews.com)
공미나 기자 (mnxoxo@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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